언총 "좌파 진영의 조리 돌림…언론진흥재단에 대한 부당한 압력 당장 중지하라"
입력 2024.06.24 15:10
수정 2024.06.24 16:27
사단법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 21일 성명 발표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 부설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가 <2024 디지털 뉴스 리포트>를 발표했다. 한국 언론자유지수가 180개 조사국 중 62위를 기록, 2023년 47위보다 15단계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언론 신뢰도는 조사 대상 47개 중 38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야권과 민주노총 언론노조 등이 언론진흥재단을 적극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언론사 신뢰도 조사에서 MBC 57%, YTN 56%, JTBC 55%, SBS 54%, KBS 51% 순으로 나타나 MBC가 1등을 했는데, 언론진흥재단이 관련한 보도 자료도 배포하지 않을 분 아니라 한국어판 보고서도 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야권과 민주노총 언론노조는 이것이 현 정권에 비판적인 MBC가 좋은 성적 낸 것을 일부러 감추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이것은 언론 진흥이 아니라 언론 통제라고 소리를 높였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2024 디지털뉴스리포트 한국어판을 내든 안내든 그것은 기본적으로 언론진흥재단이 해당 기관의 취지에 부합하게 판단할 사항이다.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는 자체의 방법론에 따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고 한국의 언론진흥재단은 자체 판단에 따라 미디어 주요 소식으로 전하기고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 것이다. 정 필요하면 지금이라도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언론사별 신뢰도 조사 결과 같은 경우에도 작년에 조사했던 재단 자체의 언론 수용자 조사 결과와 차이가 있어서 다시 한번 검토를 해보자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한다. 사실이 이렇다면 이것은 언론 통제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신중하고도 합리적 판단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게다가 ‘2024 디지털뉴스리포트’에서는 “해당 조사는 패널에 대한 조사로서 비확률 표본추출 방식으로 진행돼 오차범위를 계산하는 게 불가능하며, ±2% 포인트 이하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으므로 매우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미디어의 신뢰도 조사 결과는 mbc 57%에서 ytn 56% 식으로 연이어 붙어 있지 않은가. 그렇게 도출한 신뢰도 서열이 통계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러한 결과를 언론진흥재단이 굳이 밑줄치고 강조하면서 전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러면 언론진흥재단의 공신력은 어떻게 되나
여론조사는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샘플링 방법, 표본의 크기, 조사 지역·일시·방법, 표본오차율, 응답률을 밝혀야 하고,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경우에는 서열화 또는 우열을 말해서는 안 된다. 표본의 크기가 작아 추정 오차의 범위가 큰 경우는 보도하지 않는다. 이것이 언론인의 직업적인 상식이다.
그렇다면 묻는다. 뉴스의 공정성에 관한 논란이 첨예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차 범위조차 적시할 수 없는 조사 결과를 언론의 공공기관이 힘을 실어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언론진흥재단은 신중하게 판단한 것이다. 이것이 프로페셔널리즘이다. 모집단을 대표하지 않는 조사 결과를 단지 우리 편에 유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패거리 논리에 입각해서 공신력 있는 기관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
요즘 현장에서 치열하게 뛰고 있는 대다수의 언론인들이 치욕을 당하고 있다. 단지 자신의 재판에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야당 대표가 언론인을 검찰의 애완견이라 매도했고, 그조차도 언론노조 출신의 한 국회의원이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라며 다시 시궁창으로 내팽개쳤다. 어제는 대선전에 가짜 인터뷰를 만들고 유포한 이른바 언론인들이 구속되었다. 언론인의 프로페셔널리즘이 휴지 조각이 되고 합리적 판단 능력이 의심받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패거리 주의에서 벗어나 다시 언론의 본연을 살펴야 할 시기에 공신력 있는 언론 기관의 합리적 판단을 단지 자신에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매도하고 공격한다면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사실 이번 <2024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서 주목할 부분은 우리나라 미디어 수용자의 31%가 뉴스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47개 중 38위다. 뉴스 신뢰도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언론 환경에서 프로페셔널리즘이 실종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황을 일방적으로 재단하고 주변을 압박하는 패거리 문화에서 벗어나는 것이 뉴스의 신뢰도를 높이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24년 6월 21일
사단법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