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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협업 넘어 독립 제작사 설립…지상파가 모색하는 돌파구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6.16 10:16
수정 2024.06.16 10:17

MBC, SBS에 이어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전문 스튜디오 출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또는 외부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해 가능성을 엿본 방송사들이 직접 제작사를 설립해 ‘더 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예능 본부를 분사해 예능 전문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프리즘’을 설립한 SBS에 이어, MBC도 콘텐츠 기획·제작 전문 스튜디오 ‘모스트267’(MOst267)을 출범시키며 이 흐름에 합류했다. 이미 오래전 독점적 지위를 잃은 지상파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최근 MBC가 설립했다고 밝힌 모스트267은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전문 스튜디오로, 그간 모든 제작 기능을 내재화하고 있었던 MBC가 최초로 출범한 외부 제작 스튜디오다.


MBC에 다르면 모스트267은 영화 제작사, 웹툰 제작사, 드라마 제작사 등 외부의 콘텐츠 파트너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IP(지식 재산권)를 기획 개발하고, MBC의 기존 유수의 IP를 리부트하거나 웹툰화 하는 등 IP 비즈니스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MBC는 “플랫폼과 장르에 연연하지 않는 콘텐츠 기획 제작을 본격화하고, MBC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의 역량 있는 크리에이터들을 연결하는 ‘콘텐츠 기획 허브’로서의 기능도 담당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SBS는 예능 본부를 분사해 예능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 프리즘을 출범시켰다. 이미 드라마 스튜디오 ‘스튜디오S’를 설립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었던 SBS가 이를 예능으로도 확대한 것. 당시 SBS는 “글로벌 OTT향 콘텐츠 제작과 다양한 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목표를 밝혔었다.


OTT,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이 분산되며 전 같지 않은 위상을 보이던 지상파는 편성된 작품을 공급하는 것 외에 동시 공개 또는 공동 제작 등으로 OTT와의 협업 규모를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SBS의 ‘런닝맨’을 연출한 이홍희 PD는 디즈니플러스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을 연출했으며, 티빙에서는 ‘브로 앤 마블’로 여행 예능의 새 장을 열었었다. KBS의 송민엽 PD는 유플러스 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를 연출한 바 있으며, MBC의 PD들은 넷플릭스 ‘피지컬: 100’ 시즌1과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선보였었다.


특히 넷플릭스 ‘피지컬: 100’ 시즌1은 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까지 끌어내며 K-예능의 가능성을 확대했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를 깊이 있게 파헤쳐 대중들의 뜨거운 분노를 끌어내는 등 탄탄한 전개와 유의미한 메시지 모두를 놓치지 않으며 ‘지상파의 역량’을 제대로 입증했다.


그러나 한계도 없지는 않았다. ‘피지컬: 100’ 시즌1과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큰 성공을 거둔 가운데, IP를 넷플릭스가 독점하고 있어 상응하는 보상은 받지 못했던 것. 또한 ‘피지컬: 100’ 시즌1을 연출한 장호기 PD가 퇴사해 시즌2를 제작하는 등 내부 인력까지 내주며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 됐었다.


이에 지상파들의 새 시도가 이뤄낼 결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방송 심의 등 지상파의 제약을 받던 PD들에게 일정 부분 자유가 주어진다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장 PD를 비롯해 많은 PD들이 퇴사 후 프리랜서 PD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제는 방송사를 떠나지 않고도 전보다는 한결 수월하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방송사의 역할이 분산되는 것에 우려가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관계자들은 '변화가 불가피한 것이 지상파들의 현실'이라고 짚었다. 또한 협업을 거치며 역량은 충분히 입증했지만, 이를 영리하게 활용해 가능성을 키우는 것은 각 제작사들의 몫이다. 지상파들의 새 시도가 지금의 위기 분위기를 뒤집을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이에 긍정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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