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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사 충당금 확 늘렸다…부실 대응 강화에 총력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4.06.17 06:00 수정 2024.06.17 06:00

BNK·DGB·JB 1Q 4316억…전년比 34%↑

고금리·경기 둔화에 건전성 관리 기조 지속

금융 리스크 이미지.ⓒ연합뉴스

국내 지방금융지주들이 대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탓이다. 연중 내내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실 대응 강화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금융 등 3개 지방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4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1092억원) 늘었다. 금융사는 회수 불확실한 대출의 부실화를 대비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한다.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DGB금융이 1594억원으로 44.9% 늘어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BNK금융(1666억원)과 JB금융(1056억원)도 각각 35.9%, 17.7% 증가했다.


이는 우리금융을 제외한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들어 충당금 적립 규모를 축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KB·신한·하나 등 3개 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1조64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3% 줄었다.


이처럼 지방금융지주들이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한 배경엔 빠르게 악화한 자산건전성이 자리하고 있다. 장기화하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빚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다. 특히 계열사들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부실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방금융지주들의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를 넘어서거나 근접한 수준으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해당 비율이 1%라는 것은 대출로 나간 100억원 중 1억원은 사실상 ‘떼인 돈’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DGB금융의 지난 1분기 NPL비율은 1.3%로 전년 동기 대비 0.27%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JB금융(1.0%)도 0.16%p 올랐는데 지난 2022년 3분기(0.55%)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BNK금융(0.85%)도 0.33%p 오르며 지난 2022년 2분기(0.38%) 이후 매 분기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방금융지주들의 건전성 관리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내년에나 시작될 것이란 보수적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신용자나 중소기업 등 지방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금리 영향에 매우 취약한 편이기 때문에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했다”며 “부동산 PF에 따른 잠재적인 부실까지 고려하면 대손비용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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