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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는 '한반도 억제기'?…남북 조사하고 신원식 면담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4.06.14 05:30
수정 2024.06.14 05:30

"역내 평화·안정 보장 위해 상황 완화하고자 해"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3초소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계기로 높아졌던 한반도 긴장 수위가 사그라든 가운데 유엔군사령부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접경지역에서 남북이 주고받은 행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직접 접촉하며 '한반도 억제기'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13일 "폴 라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이 전날 국방부를 방문해 연합방위태세 발전과 관련한 사안을 신 장관에게 보고하고 관련 토의 및 신 장관의 지침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채널A는 라캐머라 사령관이 전날 국방부 청사를 찾아 신 장관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며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관련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대북 확성기 관련 사항은 라캐머라 사령관이 보고한 바 없다"며 "동맹국의 상급자인 국방부 장관의 정당한 조치에 연합사령관이 제동을 걸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라캐머라 사령관이 확성기 관련 우려를 전달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유엔사는 남북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의 행위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면 지적할 수 있다.


실제로 유엔사는 이날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사안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가 곧 정전협정 위반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사 진행 사실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남북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유엔사는 "우리는 임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최근 문제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역내 평화·안정 보장을 위해 상황을 완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지만, 확성기 방송 재개는 북한 도발에 맞선 자위권 차원의 조치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 장관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 바 있다.


신 장관은 정전협정 준수를 책임지는 유엔사의 오물풍선 살포 관련 공식 조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 조사와 관련해 우리 군이 조력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엔사가 필요한 행동을 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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