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설날에 떠올리는 ´재신(財神) 관우´ 이야기
입력 2005.02.07 10:18
수정 2005.02.12 11:46
장사로 돈 버는 것을 좋아하는 중국의 전설
새해에는 모두 재신의 도움을 받기 바랍니다
중국사람들은 ‘삼국지’의 관우를 ‘재신(財神)’으로 떠받들고 있다고 합니다. ‘돈의 신’으로 모시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살벌한(?) 군인을 돈의 신으로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어울리지 않는 일입니다. 여기에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관우는 본래 산서 사람이라고 합니다. 젊은 시절에 술을 잘 빚는 왕삼(王三)이라는 사람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이후 관우는 소원대로 장군이 되어 형주를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반면 왕삼은 장사를 망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연명하게 되었습니다.
왕삼은 그러다가 관우가 출세했다는 소문을 듣고 형주까지 찾아갔습니다. 관우는 왕삼에게 장사밑천을 대주었습니다. 왕삼은 형주 부근에 주점을 열었습니다. 왕삼은 술 담그는 실력이 탁월했습니다. 술값도 남보다 싸게 받아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기반을 잡게 되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니 방해꾼이 등장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왕삼이 외출한 사이에 주점에 낯선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자기들이 관우 일행이라며 왕삼에게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주점을 때려부수고 재물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이들은 이광조(李光祖)라는 자가 보낸 불량배들이었습니다. 이광조도 주점을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왕삼이 나타난 이후 손님을 빼앗겨 장사가 안 되자 앙심을 품고 일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왕삼은 불량배들이 관우를 가장한 것이라고 지방관아에 고발했습니다. 그리고 곧 형주로 관우를 만나러 갔습니다. 대책을 상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관우를 만나고 돌아오자마자 지방관아에 구속되고 말았습니다. 무고죄로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엉뚱하게 죽음을 맞게 된 것입니다.
왕삼이 사형장으로 끌려오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행패를 부린 이광조 일당도 구경꾼 사이에 있었습니다. 왕삼의 목이 달아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병사들에게 곧바로 체포당하고 말았습니다.
왕삼을 잡아들인 것은 관우의 계략이었습니다. 왕삼의 점원들을 병사로 분장시킨 후 사형장에 모인 구경꾼 가운데 범인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했던 것입니다.
왕삼은 범인이 잡히자 잔치를 열고 이웃들을 대접하는 한편 인근의 경쟁자들에게 자신의 양조비법을 공개했습니다. 관우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왕삼의 비법을 전수 받은 주점들은 덕분에 모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돈을 벌게 되자 이들은 저마다 관우의 초상을 걸고 받들며 사업의 번창을 빌게 되었습니다. 이후 관우는 양조상인뿐 아니라 모든 상인들이 숭배하는 재산으로 우상화되었습니다. 이것이 ‘군인 관우’가 신으로 숭상 받게 된 전설입니다.
이 전설에서 보듯 중국사람들은 장사를 해서 돈 버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도박을 좋아하고, 뇌물도 밝히지만 장사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축도 대단히 열심히 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섭게 달리고 있는 중국을 보면서 떠올린 ‘재신 관우’의 이야기입니다.
새해가 왔습니다. 새해에는 모두 재신의 도움을 받기를 바랍니다. 네티즌 여러분 복 많이 받으세요. 주머니도 넉넉해지시고. 데일리안도 계속 아껴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