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배당부터 밸류체인까지…테크 ETF 각축전
입력 2024.06.12 07:00
수정 2024.06.12 07:00
올해 신규 ETF 66개 중 20개 AI·반도체
엔비디아發 열풍으로 투자 수요↑
한투·신한운용 등 점유율 확대 노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테크(기술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긴 1분기 실적 으로 신고가 릴레이를 펼치는 등 투자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서다.
이에 운용사들은 치열해지고 있는 ETF 시장 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월배당, 특정 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12일 코스코 ETF체크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신규 ETF는 66개인 가운데 20개가 AI·반도체 등 기술주 관련 분야에 투자하는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중 1개 꼴인 셈이다.
이렇게 국내 운용사들이 기술주 ETF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이유로는 최근 높아진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작년과 올해 AI가 핵심 테마로 떠올라 미국 증시를 주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 금액 상위 5개 종목은 엔비디아(119억5943만 달러), 테슬라(107억7293만 달러), 애플(46억774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7억5934만 달러), 알파벳(구글)(24억988만 달러)인데 모두 기술주다.
편입 종목 강세로 기술 관련 ETF들의 수익률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신규 상장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1일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 기록 중인 ETF는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으로 85.6% 상승했다.
그 뒤를 이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레버리지(합성)(74.1%)’과 ‘ARIRANG 미국테크10레버리지 iSelect(합성)’(71.0%) 등 수익률 상위 10개 중 9개 모두 기술주 ETF가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운용사들은 충분한 투자자 호응과 양호한 수익률이 예상되는 테크 ETF에 꾸준히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면서 이를 점유율 확대로 연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 현재 ETF 시장 점유율율 4·5위를 기록 중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기술주 ETF 라인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전날 상장한 ‘ACE 밸류체인 액티브 4종(구글·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올해 총 6개 종목을 내놓았다. 특히 밸류체인 액티브 시리즈는 개별 기술주 및 해당 기업 사업 생태계 전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신한자산운용도 총 6개를 상장한 가운데 반도체 산업 내에서 세분화된 투자가 가능한 ‘SOL 반도체선공정’, ‘SOL 반도체 후공정’은 물론 기주 관련 첫 인버스 상품인 ‘미국테크TOP10인버스(합성)’을 출시하기도 했다.
반면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KODEX 테슬라인컴프리미엄채권혼합액티브’, ‘TIGER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 등 작년에 큰 인기를 끌었던 월배당 전략과 기술주 투자를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 등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AI를 포함한 기술주 관련 ETF가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등 AI 열풍 지속으로 해당 테마 성장이 가속될 전망”이라며 “아직 관련 산업이 성장 초기 국면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투자자 관심을 끌기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