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오물풍선→대북·대남방송…극 치닫는 남북 대치 '2라운드'
입력 2024.06.11 04:00
수정 2024.06.11 04:00
北, 전방 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 설치
北, 오물 풍선 외 새로운 대응 예고
남북, 강경 태세 기조 유지에 긴장감 고조
북한의 잇단 오물풍선 살포로 우리 정부가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서 남북 갈등이 극에 치닫는 모습이다. 북한도 새로운 대응에 나서겠다며 전방 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 설치하는 등 양측 심리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방 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 설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대남풍선을 살포한 한 데 이어 대북 확성기 재개에는 대남 확성기로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합참은 "현재까지 대남 방송은 없었다.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강행에 다시 시작됐다. 지난 6일부터 탈북민단체가 대북 전단 20만 장,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연설, 가수 나훈아·임영웅의 노래 및 동영상을 저장한 USB 5000개 등을 날려보내자 북한은 지난 9일 자신들이 예고했던 대로 즉각 '오물풍선' 부양으로 맞대응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곧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북한은 이를 빌미를 잡고 오물 풍선을 추가로 보낸 데 이어 대남 방송용 확성기 설치까지 나섰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또 "우리의 대응 행동은 9일 중으로 종료될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매우 위험한 상황의 전주곡"이라고 표현했다.
강대강 대치에 우선 군 당국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확성기 방송 준비는 갖춰 놓되, 오물 풍선 살포 등 북한의 행보에 따라 방송 여부를 결정하겠단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북한 모두 강경 태세 기조를 유지하면서, 사태는 쉽게 일단락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추가 도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될 뿐더러, 자칫하면 확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북한의 앞으로의 도발 수위조차 가늠하기 힘들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력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