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뉴스] 업비트, 연일 신규 종목 상장...일각선 "유동성 출구 전락" 우려도
입력 2024.05.31 17:21
수정 2024.05.31 17:22
바운스토큰·스타게이트파이낸스·빔 연이어 상장
'상장 프리미엄'으로 높은 가격 형성
업비트가 지난 29일부터 3일 동안 연이어 신규 가상자산을 원화 마켓에 상장했다. 올 초 대비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지속 상장해온 타 거래소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비트는 31일 오후 6시~7시 사이 '빔(BEAM)'을 거래 지원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29일, 30일에는 각각 바운스토큰(AUCTION)과 스타게이트파이낸스(STG)를 상장했다.
29일 오후 6시50분 원화마켓에 상장된 바운스토큰은 2만2120원에 시작한 가격은 상장 직후 최고 5만4000원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3만2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바운스토큰은 '바운스(Bounce)'라는 탈중앙화 경매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유틸리티 토큰이다. 바운스는 현재 다수 네트워크를 지원, 네트워크가 다른 토큰 간 스왑을 지원한다. 바운스토큰은 업비트 내 거래량 상위 3개 종목 중 3위로, 지난 24시간 기준 거래대금은 2200억원에 달한다.
30일 업비트 원화마켓에 상장된 스타게이트파이낸스도 1179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최고 1755원까지 상승한 뒤 현재는 960원대에 거래 중이다. 스타게이트파이낸스는 블록체인 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로, 다른 네트워크의 토큰들을 바꿀 수 있는 크로스체인 브릿지 기능을 지원한다. 스타게이트파이낸스는 31일 오후 4시 기준 업비트 거래량 1위 종목으로, 지난 24시간 기준 거래대금이 5200억원을 넘어섰다.
이날 상장이 예정된 빔은 게임 탈중앙화조직(DAO·다오)인 '메리트 서클(Merit Circle)'이 주도하는 게임 관련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게임 개발과 구동에 특화돼 운영되는 아발란체 서브넷 기반 블록체인이다. 빔은 업비트 상장 공지 이후 이날 오후 5시 코인게코 기준 19.4% 오른 0.03184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가 3일 연달아 새로운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업비트는 올해 들어 원화마켓에 ▲2월 2개(ID·PYTH) ▲3월 1개(MNT) ▲4월 1개(AKT) 가상자산을 상장한 데 그쳤다.
연속된 상장과 관련 시장에서는 경쟁 거래소들의 상장 기조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업비트 다음가는 점유율을 가진 빗썸은 올해 들어 30여개 종목을 상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경쟁 원화 거래소들은 시장에서 주목받는 프로젝트가 나오면 뒤쫓아 상장하는 기조가 강했다"며 "업비트는 토큰공개이벤트(TGE) 이후 바로 상장하는 다른 거래소들과 달리 해외에서 어느 정도 거래된 종목들을 상장하지만, 국내 최대 거래소라는 밸류(가치) 탓에 상장 자체가 각 가상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업비트를 이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상장 시작부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업비트가 이미 해외 거래소에서 충분히 거래되던 종목들을 상장하고 있는 만큼, 업비트 상장으로 오른 가격에 투자하는 다수 국내 투자자는 '상장 프리미엄'이 형성된 가격에 신규 상장 종목을 매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비트 원화마켓에 상장된 종목들 중 다수는 상장 첫날 최고가에 도달했고, 이후 가격을 회복하는 데 수개월~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잦았다.
업비트 상장 이후 형성된 가격에 신규 가상자산 재단 측이 물량을 매도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스코프스캔(ScopeScan)은 스타게이트파이낸스가 업비트에 상장됐던 30일 "스타게이트파이낸스 재단으로 추정되는 주소가 1020만 STG(812만 달러 상당·약 110억원)을 바이낸스에 입금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추정 주소가 거래소에 물량을 입금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도 목적으로 추정한다. 일부 국내 분석가들도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가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것은 시장에 활력을 주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국내 거래소 상장 소식 이후 상승한 가격에 자신들이 가진 물량을 떠넘기는 프로젝트들도 많다. 일부 해외 투자자들은 업비트와 국내 투자자들을 유동성 출구(높은 가격에 코인을 팔아치울 수 있는 곳)로 여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