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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고 싶지 않았어요" 초등생 딸들 고백에 부모들 불만 터졌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5.31 04:17
수정 2024.05.31 04:17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건강검진을 위해 학생들에게 상의를 벗게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20일 요코하마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건강검진을 앞두고 남자 의사가 여학생의 셔츠를 벗도록 했다.


남자 의사가 청진기를 이용해 아이들의 심장 소리를 듣는데, 이 과정에서 4~6학년 남녀 학생 약 100명이 상의를 탈의한 채 진찰을 받았다.


검진 전 몇몇 여학생은 옷을 벗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검사 인원 모두가 검사 전 상의를 벗었다. 다만 진찰에는 여성 간호사도 동석했다고 한다.


이는 검진을 받은 한 여학생의 학부모가 해당 사실을 듣고선 '남자 의사가 진찰하는데 여자아이까지 상의를 벗도록 한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이슈가 됐다.


앞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아동 및 학생들의 건강검진과 관련해 지난 1월 정확한 검사·진찰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체육복을 입도록 전국의 교육위원회에 통지했다. 피부나 심장 등의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체육복 안에 청진기를 넣어 진찰할 수 있다는 예시 조항도 함께 넣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을 지방자치단체나 학교 등에서 해석하는데 차이가 발생했고, 이러한 논란이 일었다.


해당 학교 측은 지난 7일 각 가정에 "옷을 벗고 상반신을 검사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는 학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학부모에게 미리 알렸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여학생들은 건강검진이 끝난 후 집에 돌아가 "옷을 벗고 싶지 않았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병원에서도 옷 위에 청진기를 대지 않나. 건강검진을 위해 탈의 요구를 하면 안 벗고 싶은 아이들이 있는 게 당연하다"며 "탈의를 요구하는 것은 아이의 인권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2022년 오카야마현의 한 중학교에서는 의사가 건강 검진 중에 속옷 차림의 여학생 5명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체포된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은 더 큰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윤리 전문가인 고다마 사토시 교토대학 교수는 "문부과학성이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지자체와 학교가 일관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옷을 입는 것에 따라 검사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부모와 학생이 어떻게 건강검진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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