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일중 만찬서 "매년 만나자"…3국 협력 상징 '따오기'도 언급
입력 2024.05.27 00:00
수정 2024.05.27 04:59
국립현대미술관서 기시다·리창 등 3국 대표단과 만찬
尹 "3국 청년 케이팝·日 애니메이션·中 판다 좋아해"
3국 공통 식재료 사용한 음식 만찬 테이블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3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을 마친 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환영 만찬을 주재했다.
만찬장에는 경력 20년 이상의 3국 도예가들이 상호 교류하며 만든 작품들이 전시됐다. 3국 정상과 경제인들이 만찬장에 도착하자 한중일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아름다운 봄날의 만남을 축하하는 의미가 담긴 일본과 중국의 대표 민요를 부르면서 행사가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2019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8차 회의에 이어 4년 5개월 만에 개최돼 더욱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이 매년 꾸준히 만나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일중 협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의 의장국 활동을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3국이 오랜 이웃으로 긴 역사를 함께하며 한자, 차(茶)문화, 젓가락 등 문화적 공통점이 있고,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성장해 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3국 협력의 상징으로 '따오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때 멸종되다시피 했던 따오기 복원을 위해 3국이 힘을 합친 결과, 개체수가 증가해 3국 모두에 서식하며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다"며 "따오기가 3국 협력의 결실이자 상징이 된 것처럼 내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국민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가 많이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3국 청년들이 한국의 케이팝, 일본의 애니메이션, 중국의 판다를 좋아하고 서로 이미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며 "3국 협력의 성숙을 위해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년들이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개척해 나간다면 3국 협력의 밝은 미래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했다.
만찬 이후에는 3국의 전통악기 연주 및 3국 뮤지션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의 가야금, 일본의 샤쿠하치, 중국의 얼후 등 3국의 전통악기 연주자가 모여 중국과 일본의 대표곡을 합주했다. 마지막 공연으로 우정을 노래하는 3국의 현대음악 밴드공연이 펼쳐졌는데, 3국 뮤지션들은 이날 앵콜곡으로 신중현의 '봄비'를 불러 참석자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만찬 테이블에는 3국 공통의 식재료이자 음식인 두부·만두·장류를 활용해 만든 대게 궁중 어만두, 한우 양념갈비, 구운 채소, 오색 골동반, 시금치 된장국 등 한식 메뉴가 올랐다. 대통령실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삼국의 깊은 유대 관계와 앞으로도 계속될 협력의 의미를 담았으며, 초여름 궁중에서 즐겨 들던 전통음식을 대접함으로써 한식의 우수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뒤 봄비가 내리자 두보가 지은 시인 '춘야희우'(春夜喜雨)를 언급하며 배웅한 것으로 알려졌다.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라는 의미의 시를 통해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리 총리와 회담한 후 8개월 만에 재회한 데 대한 반가움을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