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공지능, 특허 '발명자' 인정 안 돼…사람 아닌 물건"
입력 2024.05.17 02:29
수정 2024.05.17 02:29
미국서 개발한 인공지능, 식품용기 발명 후 한국 특허 출원
한국 특허청서 출원 무효처분…개발자 불복해 2022년 소송
법원 "특허법상 발명자는 '사람'만…AI 권리능력 인정 못해"
인공지능(AI)은 특허출원을 할 수 없다는 법원의 두 번째 판결이 나왔다. 특허법상 발명자는 '자연인'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AI를 활용한 개발에 발명자를 표시하는 게 불가능하단 취지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이날 미국 국적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씨가 특허청을 상대로 "특허출원 무효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구체적인 판결 이유는 법정에서 설명하지 않았다.
테일러씨는 자신이 개발한 '다부스'(DABUS)라는 이름의 AI를 발명자로 표시한 특허를 한국 등 16개국에 출원했다.
다부스가 일반적인 지식을 학습한 뒤 식품용기 등을 스스로 발명했다는 게 테일러씨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 특허청은 AI를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특허 출원을 무효 처분했고 테일러 씨는 불복해 2022년 12월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은 "특허법 문헌 체계상 발명자는 발명한 '사람'으로 명시돼 있고 이는 자연인만을 의미하는 게 분명하다고 본다"며 "법령상 자연인이 아닌 AI는 '물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독자적 권리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발명할 만한 기술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고, 테일러씨가 출원한 특허의 발명 과정에서도 상당 부분 인간이 기여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