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마동석 "형사 액션물 프랜차이즈 제작은 나의 로망" [D:인터뷰]
입력 2024.04.28 10:33
수정 2024.04.28 10:33
24일 개봉
배우 마동석이 자신의 영혼과 뼈를 갈아 만들었다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올해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27일 하루동안 121만 8963명을 동원했다. 이에 개봉 나흘 째 300만을 돌파, 누적 관객수 320만 5132명을 기록 중이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다.
'범죄도시4'는 조선족 범죄 조직, 베트남 납치 사건, 마약과 야쿠자 범죄에 이어 온라인 불법 조직을 소탕하는 마석도와 광수대, 사이버 수사대 이야기를 그렸다.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제작자 겸 주연 배우로 고민이 깊어지지만 마동석은 "매편마다 고유의 특성과 재미만 있으면 된다"라는 뚝심으로 '범죄도시'를 끌어나가고 있다.
"범죄 액션오락 장르 특성상 권선징악을 항상 가져가야 합니다. 그 안에서 변화를 줘야지, 그렇지 않을 거면 1편에서 끝내면 돼요. 스스로 지루해지는 걸 가장 경계했고 우리는 각자 다른 사건을 가져간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변화가 되겠다 싶었어요. 사건이 다르면 감정적으로 달라질 테니까요. 2편 찍을 때, 3편과 4편 대본을 준비했어요. 우리는 영화가 나온 후 이 다음 피드백을 보고 보완해 가져가는 게 아닌, 그냥 순서대로 각 편마다 매력적으로 만들려고 할 뿐이에요."
'범죄도시' 2편과 3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자연스럽게 '범죄도시4'가 세울 흥행 기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흥행에 성공한 전편과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마동석의 목표는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이 목표다.
"프랜차이즈를 계속 만들기 위해선 손익분기점은 확실히 넘어야 해요. 이전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었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어요. 물론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단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그래도 이렇게 또 개봉할 수 있음에 감사해요."
마동석이 전편들과 '범죄도시4'의 차별점을 둔 지점은 드라마와 마석도의 변화다.
"4편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드라마였어요. 액션은 테크니컬한 부분을 덜어냈습니다. 오락적인 부분은 장이수가 나오는 장면들로 강화했고요. 이번에 마석도의 감정선이 깊어졌어요. 3편에서 나쁜 놈들이 나쁜 놈을 죽이지만, 4편은 선한 사람이 다치게 돼 마석도가 더 분노하죠. 실제로 형사들이 사건을 수사할 때 사건 끝날 때까지 피해자들을 사진들을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해놓기도 해요. 그런 실제 형사들이 느끼는 감정선을 마석도에게 투영했죠. 또 마석도는 조금 더 노련해지고 날카로워졌고요."
이번 편은 김무열과 이동휘가 빌런으로 합류했다. 마동석이 묵직한 액션으로 쾌감을 안긴다면, 백창기(김무열 분)는 단검을 활용해 냉혹하고 빠르게 상대방을 위협한다. '악인전'에서 한 번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무열이었기에 백창기 역을 잘 표현해 줄 수 있을 거라 믿고 시나리오를 건넸다. 이동휘와는 '부라더' 이후 다시 만났다. 마동석은 '범죄도시4'를 통해 이동휘의 새로운 면모를 끌어내보고 싶었다.
"백창기 역할은 액션 때문에 운동을 많이 한 배우를 섭외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연기력도 훌륭한 김무열이 떠올랐죠. 이동휘가 연기한 장동철은 대본 안에 서사가 더 있었는데 그걸 함께 풀자니 범죄 액션물이 아니라 범죄 수사극이 되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배제된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이동휘가 그 안에서 잘 살려줬죠. 혼자는 웃기지만 주변은 썰렁하고 살벌해지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줬어요. 지금까지 보여줬던 이동휘의 모습 외에 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섭외했는데 역시나 잘해냈죠."
'범죄도시4'는 1편과 2편에 출연했던 장이수(박지환 분)이 다시 등장해 코미디를 확실하게 책임졌다. 마동석은 장이수의 반가운 귀환이 관객들에게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굉장히 카리스마 있고 강했는데 말랑말랑해져 있죠. 제가 아는 사람 중 장이수 같지만 그렇게 사나운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지난 후 보니 말랑말랑해져 있더라고요. 장이수도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지점이 있을 것 같았어요. 1편의 장이수가 입체적일 수 있지만 말랑말랑해진 장이수를 잘 활용하자는 생각이었죠. 여기에 장이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박지환이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 훌륭하게 표현해 줘서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만들어졌어요."
'범죄도시4'는 시리즈 최초로 지난 2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됐다. '범죄도시4'의 시작을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알린 만큼 기분도 좋다. 전 세계인이 자신이 만든 영화를 보며 하나가 되는 경험은 제작자 겸 배우로서 특별한 일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집행위원장이 베를린영화제는 재미 없으면 관객이 나가거나 야유를 보낸다고 하더라고요. 칸과는 다르다고 겁을 주셨는데 다행히 상영 중 한 분도 안 나가고 환호해 주셨어요. 현장에서 반응들이 자막 없어도 다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또 어떤 분은 2편과 3편을 봤었는데 매번 액션 기술을 다르게 써서 좋다는 이야기도 해주셨고요."
'록키'를 본 후 복싱을 시작했던 마동석. '록키'는 복싱 뿐 아니라 마동석에게 프랜차이즈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안겨준 작품이다. 그리고 그는 꿈을 이뤘고 지금은 자신의 지형도를 더 넓히기 위해 매일 발로 뛴다. 이제 '범죄도시' 시리즈 외 마동석표 프랜차이즈 영화를 늘려가는 것이 새로운 목표가 됐다.
"어릴 때부터 '록키', '람보', '다이하드', '007' 시리즈 같은 영화를 재밌게 봤고,로망이 됐어요. 이전에는 제가 기획이나 제작을 하는 포지션이 아니어서 액션 소화에만 충실했고, 향후 내 작품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녹여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지금도 자다 일어났을 때 '이걸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요즘은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는 액션 프랜차이즈를 진행하고 있어요. 막상 하게 되니 머리는 아프지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죠. 지금 '범죄도시' 외에도 제가 제작한 '백수 아파트' 촬영이 끝났고 다른 영화 두 편도 곧 촬영에 들어가요. 앞으로 다른 장르에서도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