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차이나2024] 테슬라 빈자리, 현대차‧샤오미‧벤츠가 채웠다(종합)
입력 2024.04.26 03:00
수정 2024.04.26 09:11
중국 베이징서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오토차이나2024 개최
현대차·기아·제네시스·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총출동
IT기업 샤오미의 전기차 출시 한 달여 만에 주문 7만대 돌파
내연기관 중심이던 레거시 브랜드들도 전기차 중심 기술 선봬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개막한 ‘오토차이나 2024(베이징 국제 모터쇼)’에는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참가하지 않았지만, 빈 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전기차 전문 업체 뿐 아니라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 IT기업 등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전기차를 선보여 전동화 전환이 대세임을 확신시켜줬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인 베이징 국제 모터쇼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개최됐다.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첫날에만 약 20만명이 방문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현대차그룹, 中 시장 부진 전기차로 이겨낸다
중국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주력 계열사들이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총출동해 전동화 전환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총 1200여명의 직원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현대모비스 등은 각각의 부스를 마련한 뒤 현지화된 전동화 모델을 앞세웠다.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의 실차를 이날 중국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현대차 부스 한 켠에 마련된 ‘N 레이싱 시뮬레이터’를 통해 고성능 N의 주행을 체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베일에 싸여있던 ‘디 올 뉴 싼타페’와 ‘더 뉴 투싼’도 소개했다.
또한, 이날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CATL과 중국 신에너지(NEV) 시장 대응·중국 내 전동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기아는 뮤지컬 형식으로 EV5 롱레인지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이목을 끌었다. EV5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델이다. 뮤지컬은 한 연인이 여러 제약 조건 속에서 EV5 롱레인지의 장점을 알게 되고 차량을 구입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기아는 EV5뿐만 아니라 엔트리 SUV 모델인 ‘쏘넷’도 선보였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고성능 영역으로의 브랜드 확장 의지를 담은 프로그램 ‘제네시스 마그마’ ▲‘제네시스 마그마’를 적용한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사전 초청된 고객사만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부스’를 꾸렸다. BYD, 지리,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80여개 업체 관계자 470여명을 초청해 섀시, 조향,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양산을 준비 중인 14종의 제품을 소개했다.
국내 전자기업인 삼성전자도 처음으로 전시회에 참가해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을 과시했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은 샤오미
4년 전 베이징 국제 모터쇼의 주인공이 테슬라였다면 이번에는 올해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 샤오미로 볼 수 있다. IT기업인 샤오미는 시장 진출 선언 3년 만인 지난달 28일 전기차 ‘SU7’을 출시했으며 현재까지 7만대가 넘는 주문을 받았다.
샤오미 부스는 관람을 위해 30분 이상의 대기줄이 발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메르시데스-벤츠 부스를 찾아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최고경영자(CEO)와 마르쿠스 쉐퍼 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비공개 면담을 하기도 했다.
샤오미는 지난 3년간 자동차 부문에서 3500명의 R&D 인력과 1000명의 기술 전문가를 포함해 6000명의 인력을 채용했으며 올해에도 전 세계적으로 인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로 올라섰던 BYD의 부스에도 인파가 몰렸다. 특히, 대부분 중국인인 다른 부스와 비교하면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 등에서 온 외국인들의 비중이 높아 보였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CATL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신싱플러스’를 중심으로 부스를 마련했다. CATL의 수석과학자인 우카이 박사의 주도로 진행된 프레스 콘퍼런스 현장에는 600명이 넘는 관객들이 운집됐다. 신싱플러스는 10분 충전에 600km, 완충 시 10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동화 물결에 합류한 레거시 車 제조사
내연기관 시장에서 오랜 업력을 쌓아온 전통 완성차 제조사들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내연기관보다 전기차 모델들과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벤츠는 이날 콘퍼런스 행사에서 G클래스의 첫 번째 전기차인 G580, 마이바흐 EQS SUV 등을 선보였다. G580은 4개의 바퀴마다 개별 제어 전기 모터를 탑재돼 45도 경사면을 오르내리거나 제자리 회전이 가능하다. 또한 행사에는 미국 유명 힙합 그룹인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더 윌아이엠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벤츠와 함께 내연기관 시대를 이끌었던 아우디는 전기 SUV ‘Q6 e-트론 롱-휠베이스’ 모델을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전동화에 늦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토요타도 전기차용 소프트웨어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토요타는 이날 텐센트홀딩스와 전기차용 AI와 빅데이터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