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에 기대어 미래 준비 않는 국민의힘…김재섭·김용태 등 젊은 정치인 '역할' 필요
입력 2024.04.14 07:00
수정 2024.04.14 12:45
콘크리트 지지층 점점 무너져…4년마다 100만 명씩 감소
2030 남성들도 여당 외면…미래 표심 확보 부재
민주당은 2030 여성 등 골수 지지층 확보에 이미 성공
"이대로면 10년 뒤 與는 더 쪼그라들 것"
"거기는 6070이 많은 지역구라 우리한테 유리할 겁니다."
22대 총선에서 여권 관계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그간 60대와 70대 이상의 '산업화 세대'가 핵심 지지층으로서 오랜 기간 보수 정당을 떠받친 만큼 분명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이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면서 보수 정당 국민의힘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에 미래 세대의 지지를 확보해 보수의 미래를 담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의 의석수를 지킨 것은 60대와 70대 이상의 역할이 주요했다. 2024년 총선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는 남성의 46.9%, 여성의 51.2%가 국민의힘 비례 정당인 국민의미래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은 남성의 59.4%, 여성의 60.6%가 국민의미래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30은 일각의 기대와는 달리 여당을 철저히 외면했다.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여당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각각 31.5%와 29.3%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성의 과반 이상인 51.0%는 더불어민주연합을 택했다. 30대 여성은 38.2%가 민주연합을 지지했다.
이는 2022년 대선 당시와는 전혀 다른 흐름인데, 당시 20대 남성(58.7%)과 30대 남성(52.8%)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다. 당시 2030 여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2030 남성 일부가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20대 남성 16.7%, 30대 남성 9.5%) 등으로 지지를 옮기면서 여당 득표율은 반토막 가까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연령대는 이제 60대·70대 이상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민주당은 기존 4050 표심에 더해 2030 여성 등 미래 표심을 확보하며 새로운 콘크리트가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향후 민주당 지지층이 5060~6070이 되는 10~20년 뒤면 국민의힘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통계청 등에 따르면 6070의 주축인 산업화 세대의 인구는 4년에 한 번 총선을 치를 때마다 100만 명씩 자연 감소하고 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1294만 명이었던 인구가 21대 총선(2020년) 땐 1196만 명으로 줄었고, 이번 총선에선 1087만 명이었다. 다음 총선이 치러지는 2028년엔 967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통계청은 추산하고 있다. 전체 유권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대 총선 당시 34.8%에서 이번 총선 24.3%로 급감했다. 2028년엔 21.4%까지 줄어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1961~1980년생은 19대 총선 당시 1698만 명에서 22대 총선 1666만 명으로 조정됐다. 총선을 치를 때마다 10만 명 안팎씩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년 뒤 23대 총선에서도 36.4%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이변을 보여준 청년 정치인들이 주축이 돼 보수의 미래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30대 정치인 김재섭과 김용태 당선인이 중심이 되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데일리안에 "이번이 국민의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지금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향후 10년 뒤 국민의힘은 계속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라며 "김재섭 당선인 등 젊은 정치인들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이준석이 있든 없든 선거 지형부터 다시 짜야 한다"며 "2030 남성을 민주당 4050급 집토끼로 만들어야만 앞으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용태와 김재섭 같은 이들이 원외에서의 절규에 그쳤던 청년정책을 원내에서 직접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