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전역 선물로 30억짜리 성수동 주택?…민주당 공영운 후보 [뉴스속인물]
입력 2024.03.28 16:45
수정 2024.03.28 21:06
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다가구주택 땅 35평, 11억8000만원에 구입…현 시가 28~30억원
22세로 공군에서 병장으로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땅 증여…증여세도 대납
공영운 "자식에게 집 한 채 해줘야겠다는 마음에 증여…국민 눈높이 맞지 않아"
이준석 "자식 20대 나이에 빚없는 30억 건물주 만들어 주는게 공영운의 2030 의미인가"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경기 화성을 후보가 20대 아들에게 시가 30억원 상당의 주택을 증여한 것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공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인사이다. 공 후보는 “군 복무 중인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했다는 사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은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공영운 후보는 현대자동차 부사장 시절 매입한 서울 성수동 땅과 건물을 2021년 4월 26일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갑자기 증여했다. 증여 바로 다음날, 서울시는 성수동에 공 후보와 같은 방식의 증여를 금지하는 규제를 시작했다.
당초 공 후보는 성수동 땅을 2017년 6월에 샀다. 그로부터 넉달 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 등과 공동으로 성수동에 대형 부동산 호재가 되는 발표를 했고, 땅값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11억여원에 매입한 공 후보 땅은 현 시세가 30억원이다.
28일 조선닷컴에 따르면 공 후보는 2017년 6월 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의 다가구주택이 있는 땅 35평을 11억8000만원에 구입했다. 들어가 살지는 않았다.
분진이 휘날리는 레미콘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어 주거의 관점에서는 '혐오시설'로 통하는 대형 레미콘 공장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곳이었다. 레미콘 공장 부지의 주인은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제철이었다. 당시 공 후보는 현대차 부사장이었다.
공 후보가 땅을 사고 4개월이 지나자, 현대제철이 성수동에 대형 부동산 호재가 될 발표를 했다. 그해 10월 공장 임대 운영자인 삼표산업, 서울시, 성동구와 공동으로 레미콘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 서울숲을 완성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서울숲 완성을 위한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협약'이었다.
이 소식과 함께 일대 땅값이 급등했다. 공 후보의 건물 공시지가(매년 1월 기준)는 2017년 4억1800만원이던 것이 이듬해 단숨에 15% 올라 4억8000만원이 됐다. 2019년에는 6억1000만원으로 껑충 뛰었고, 2021년 8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3년여만에 두 배가 된 것이다.
2021년 4월26일, 공 후보는 아들에게 땅을 넘겼다. 약 4억원 대출까지 함께 넘기는 '부담부증여'였다. 아들은 당시 22세로 공군에서 병장으로 복무 중이었다. 아들 본인 재산으론 증여세를 낼 돈도 없어서 공 후보가 대신 내줬고, '그 증여세를 증여하는 증여세'까지 다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공 후보의 증여 바로 다음날(4월27일)부터 성수동에서는 실거주하지 않을 집을 부담부증여로 받는 행위가 금지됐다. 서울시가 일주일전 발표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조처였다. 당연히 공군 병장은 서울시내 실거주가 불가능하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성수1지구의 시세는 대지 면적 기준 평당(3.3㎡) 8000만~1억원이다. 35평(115㎡)인 공 후보의 주택은 28억~35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공 후보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7년 현대차 부사장 재직 시절 은퇴 후 살기 위해 당시 성수동 재개발 지역에 주택을 매입했다"며 "이후 자녀가 향후 결혼 등을 준비함에 있어 집 한 채는 해줘야겠다는 마음에 증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공 후보는 "언론에서는 투기성 주택 구매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켜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 또한 당시 저는 알지 못했고, 그보다 전에 증여를 위해 부동산과 세무법인에 절차를 일임했을 뿐"이라며 "그 과정에서 증여세도 성실히 납부했다"고 강조했다.
공 후보는 또 "인근의 삼표레미콘 부지 이전 체결을 앞두고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다"며 "이는 악의적인 껴맞추기 억지주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표레미콘 부지 이전은 수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다만 공 후보는 "군 복무중인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했다는 사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은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보다 겸허하고 조심스럽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 화성을에서 공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대한민국의 어느 누가 아들에게 전역 선물로 30억 짜리 성수동 주택을 줄 수 있겠나"라고 힐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영운 후보가 99년생 아들에게 실거래가 30억 상당의 성수동 건물을 증여했다고 한다"며 "심지어 지금 그 주택은 등기부를 떼어보니 근저당도 하나 설정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2021년, 군복무 중인 22살 아들이 전역하기 1달 전에 증여를 했다고 하니 전역 선물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식을 20대 나이에 빚없는 30억 건물주로 만드는 것이 공영운 후보가 말하는 2030의 의미인가"라며 "부모찬스의 실증 사례인 공영운 후보가 앞으로 교육에 관심 많은 동탄에서 무슨 교육 철학을 이야기를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신묘한 것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하루 앞두고 아들에게 증여했다"며 "'대한민국 경제 대표'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 대표'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