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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속 시커먼 정치인 사절!" 임종성이 할퀸 '경기 광주' 민심 들어보니…

데일리안 광주(경기)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03.23 00:10
수정 2024.03.23 20:23

민주당 '강세', 경기도 광주시 민심 르포

"관심없다" 했지만 임종성 '뇌물 혐의'에

정치적 피로 심한 듯…'도덕' 강조 시민도

여야 후보들, '네거티브'에 공약도 '비슷'

22대 총선 본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12시경 경기 광주시 경안시장 일대.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누가 되든 지금 삶은 안 바뀌겠지만 속 시커먼 사람이 정치하면 안 되는 거 아녜요?"

"사람만 바뀌는 정치 관심 없어. 대통령 바뀌고 더 시끄러워졌어. 다른 데 가서 물어봐!"


22대 총선 본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2일 점심시간 경기 광주시 경안시장 일대를 찾았다. 식당가가 즐비하게 형성된 거리였지만, 평일 치곤 유난히 한산했고, 거리 양 옆으론 하릴 없이 물품을 정리하거나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무표정한 얼굴만 보였다.


총선 본투표가 19일 앞으로 다가온 이날 경안시장 상인들과 중앙로 일대를 지나는 주민들에게 다가가 '투표 의향' 및 '정치권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정치에 관심 없다"는 답이 주를 이뤘지만, 일부 유권자들은 자신의 소신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허구한 날 싸움만 하지 않나"
정치권 향한 주민 피로 높은 듯


경안시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40대 여성 정 씨는 "사람만 바뀌는 정치엔 관심 없다"면서도 "대통령 바뀌고 오히려 더 시끄러워졌다"고 혀를 찼다.



22대 총선 본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12시경 경기 광주시 경안시장 일대가 한산하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시끄럽다는 게 무슨 뜻인지' 묻자 "네가 더 더럽니, 내가 덜 더럽니 허구한 날 싸움만 하지 않냐. 관심 없으니 다른 데 가서 물어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 피로도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광주시는 지난 2016년부터 꾸준한 인구 증가로 20대 총선부터 갑·을 선거구로 나뉘었다. 2000년대 14만명 수준이었던 인구는 올해 1월 기준 4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갑 선거구는 △퇴촌면 △남종면 △남한산성면 △경안동 △송정동 △광남동, 을 선거구는 △오포읍 △초월읍 △곤지암읍 △도척면으로 획정됐다.


서울·성남·하남시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전국에서 인구가 유입된 만큼 정치 성향도 각기 다르다. 지난 14대~19대까지 보수세가 강했지만, 갑·을로 분구된 20대와 21대 총선에선 모두 민주당이 당선 돼 현재로선 진보세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래 하나의 선거구던 광주시
20대 총선서 갑·을 분구됐지만
임종성 '뇌물혐의'로 민심 흉흉


22대 총선에서 광주갑 현역인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경쟁자는 함경우 국민의힘 후보다.


광주을 지역구는 현재 공석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을 재선에 성공했던 친명계 임종성 전 의원이 지난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대법원 상고심에서 확정되며 의원직을 상실한데다, 이달에는 '건설업체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 기소까지 되면서다.


지역구 건설업체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임 전 의원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지역구 건설업체 관계자 2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시내 건설업체 두 곳에서 총 1억1565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임 전 의원은 이른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도 기소된 상황이다.


임 전 의원의 사건은 광주 민심을 일정 부분 할퀸 것으로 보인다. 당초 갑·을로 분구되기 전 하나의 선거구였던 만큼 영향이 적지 않았을 거란 분석이다. 임 전 의원의 공석으로 민주당에선 또다른 친명계 안태준 후보가 총선에 나서며 국민의힘 황명주 후보와 본선을 치른다.


초월읍에서 거주하다 2년 전 경안동으로 이사왔다는 50대 여성 유 씨는 "저번(21대 총선)에 민주당 누구(임종성)한테 투표했는데 지금 돈 받아 먹고 잡혀 들어가지 않았나"라며 "누가 되든 지금 내 삶은 안 바뀌겠지만 적어도 속 시커먼 사람은 사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안동 일대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며 임 전 의원의 초·중·고 선배라고 주장한 60대 남성은 뇌물 혐의와 관련, "그 친구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 사건 이후로 난 국민의힘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경안시장에서만 2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60대 남성 김 씨는 "정치인의 덕목은 도덕성이 기본"이라며 "언제부터인가 정치인에 도덕성이 '요구되는' 시대가 돼 버렸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된 역행"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광주갑, 野 소병훈 vs 與 함경우
광주을, 野 안태준 vs 與 황명주
서로 네거티브에 공약도 '비슷'


총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여야 후보들의 별 차이 없는 공약 경쟁도 한창이다.


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 ⓒ뉴시스

광주갑 현역 소병훈 민주당 후보는 △퇴촌~남종면 맞춤형 정수시설도입 △수서~광주 복선전철 조기 착공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적기 완공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무너진 민주주의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도전자인 함경우 국민의힘 후보는 앞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상수원 보호구역에 대한 규제 완화 △태전~율동공원 도로 신설 △GTX-D 조기 착공 및 조기 운행 △출산·육아기간 경력인정 등을 공약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원팀을 강조하고 "당선된다면 대통령과 만나 광주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직접 요청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 전 의원으로 현역 없이 여야 후보 간 본선을 치르는 광주을 민주당 안태준 후보는 21일 본 후보등록을 마친 뒤 "이번 총선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주권자의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벌중·양벌고등학교 신설 추진 등을 포함한 7대 교육공약과 △신현·능평-판교 도시철도 신설 추진 △GTX-D 초월역·곤지암역 정차 추진 등을 공약했다.


황명주 후보도 같은 날 "인구 50만명에 걸맞은 광주시민형 도시계획을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 광주 맞춤형 발전 전략을 세워 광주시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밝힌 뒤 △판교~오포선 추진 △국지도 57호선 지하화(신현~능평) 추진 △신현-서현 간 신설도로 추진(가칭 신서현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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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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