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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는 줄 서는데, ‘불호’만 적립 중인 넷플릭스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3.14 11:29
수정 2024.03.14 11:29

혹평·강한 호불호 반복하는 사이

사라지는 '믿고 보는' 넷플릭스 위용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이목을 끌고, 스타 캐스팅으로 화제몰이를 하지만, 부족한 완성도 때문에 시청자들의 혹평은 피하지 못하고, 선 넘은 선정성으로 논란에 휩싸이며 실망감을 유발 중이다. 'OTT 강자' 넷플릭스 이야기다.


가장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영화 ‘로기완’은 배우 송중기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전개로 혹평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로맨스에,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들의 성격까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와 함께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오컬트 신드롬을 이끌고 있는 영화 ‘파묘’와 비교하면, 화제성이 전무한 수준이다.


ⓒ넷플릭스

앞서 공개된 영화 ‘황야’, ‘독전2’, ‘발레리나’, ‘정이’ 등도 애매한 완성도로 시청자들의 강한 호불호를 유발하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여겨진다.


드라마 시리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극 초반까지만 해도 개성 넘치는 전개로 호기심을 유발했던 ‘살인자ㅇ난감’은 지나치게 느슨한 전개로 흥미를 끝까지 이어나가지 못했다. 지나친 선정성으로 논란을 유발하기도 했다. 극 중 등장한 베드신에서 단역 배우의 신체를 노골적인 각도로 촬영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불법 촬영물로 인해 삶이 무너져버린 피해자의 고통을 다루는 에피소드에서도 직접적인 표현으로 비난을 받았다.


이 작품에도 배우 최우식, 손석구 등 최근 주목받는 배우들이 등장했지만, 뒤처진 감수성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한 작품이 됐다. 박서준, 한소희 등 청춘스타가 주인공으로 나선 ‘경성크리처’, 전 시즌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스위트홈2’ 등도 초반 기대를 모았다가 부족한 완성도에 실망하는 흐름을 반복했었다.


‘살인자ㅇ난감’의 이창희 감독은 선정성 지적에 대해 “오히려 너무 가리려고 하는 건 리얼리티를 해치는 것 같았다. 몰래카메라 장면도 어설프게 보여주면 그게 더 야하게 보이거나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해명했으며, ‘경성크리처’의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도 인터뷰에서 쏟아진 혹평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으나 이 같은 수순이 반복되는 동안 ‘믿고 보는’ 넷플릭스의 위용은 사라지고 있다.


물론 TV, OTT 등에서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피로도를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없지 않다. 이과정에서 콘텐츠에 대한 관심 자체가 다소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밤에 피는 꽃’, ‘내 남편과 결혼해줘’, ‘고려 거란 전쟁’ 등 10%가 넘는 작품을 다수 배출하며 활기를 찾은 TV 드라마와 ‘크라임씬 리턴즈’, ‘피라미드 게임’으로 호평을 받은 국내 OTT 티빙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전세계 190여개국에 서비스하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인 넷플릭스의 존재감은 여전히 확고하다.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확고한 장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아직도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며 가장 원하는 플랫폼 1순위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넷플릭스의 전략을 다시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익숙한 장르물의 전개에 한국적인 정서를 덧입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공식에서 시작하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진 것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물론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다면 국내, 해외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지만 내실보다는 공식에 집중한 일부 사례들이 실망감을 유발 중이라는 의견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장르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좋지만, 결국 완성도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감독의 개성이나 색깔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이러한 시도들 가운데 큰 흥행작이 배출이 되는 것”이라고 짚으면서도 “다만 이것이 너무 앞서있는 경우들이 있다.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물론 필요하고, 또 이것이 넷플릭스에 더 큰 만족감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내실을 갖추면서 도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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