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붕와해' 민주당 다섯 번째 탈당…이상헌, 진보당과 야합에 반발
입력 2024.02.28 18:13
수정 2024.02.28 22:34
김영주·이수진·박영순·설훈 이어 또 탈당
4·10 총선에서 울산 북구 무소속 출마 결의
"진보당, 선의를 역으로 이용하는 정당"
"민주절차·민심 저버려…살아돌아오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체제'를 떠나는 탈당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토붕와해와 같은 양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야욕과 탐욕으로 가득 찬 단일화는 정당성을 잃었다"며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보당 윤종오 후보에게 주민의 정당한 선택을 받을 절차인 경선을 제의했지만, 결국 윤 후보는 진보당 중앙당을 핑계로 답변을 회피했다"며 "진보 진영의 승리를 위한 단일화를 주장하지만, 민주적 절차와 민심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창당하기 위해 야권 연대를 모색하면서, 진보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상헌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북구를 진보당에 넘겨주는 '거래'를 했다. 졸지에 자신의 지역구를 당에 의해 강압적으로 빼앗긴 이 의원은 이러한 야합에 굴종하지 않고 이날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것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들은 김영주 국회부의장(4선·서울 영등포갑), 이수진 의원(초선·서울 동작을), 박영순 의원(초선·대전 대덕),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상헌 의원은 "우리는 진보 진영에 두 번의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선의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는 정당이 바로 진보당"이라며 "호의는 오히려 그들의 야욕에 의한 먹잇감으로 전락해 우리의 지역 민주주의와 민주당의 근본이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울산 북구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자 현명한 판단력을 가진 주민 여러분들이 많다"며 "30여년의 민주당 외길 인생을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당을 떠나는 만큼 내 가슴속에 상처를 품고 깊은 고민과 많은 반성, 그리고 울산 북구의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좌진들과 지역에서 나와 함께할 선출직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은 단 한 명도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30년 민주당 외길에서 처음으로 당을 떠나지만, 가슴에 민주당을 새기고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상헌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야권 단일화를 위해 당시 무소속이었던 윤종오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렇게 해서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윤종오 후보가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이 의원이 재보궐선거를 통해 울산 북구 지역구 의원이 됐다.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으며 울산 북구 재선 의원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