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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정책 수혜주 ‘열풍’…반짝했던 K-뉴딜과 다를까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02.25 06:00
수정 2024.02.25 06:00

삼성운용 관련 상품 출시 등 기대감↑

K-뉴딜, 지수 하락에 ETF·ETN 상폐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열풍이 반짝 인기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초반 반짝했지만 현재 지수 하락과 관련 상품들 상장 폐지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뉴딜’의 재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을 발표하고 내달 저PBR 관련 지수를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잰걸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 스스로 PBR과 자기자본이익비율(ROE) 등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장은 이에 환호하고 있는 모양새다.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가 이뤄진 지난달 24일 이후 현재(지난 23일)까지 KRX자동차 지수는 23.03%가 급등했다. 이외에 KRX은행(19.27%), KRX보험(29.66%), KRX증권(23.66%) 등도 크게 올랐다.


저BPR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계에서도 관련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액티브운용은 오는 27일 ‘KoAct 배당성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해당 ETF는 기업의 현금 흐름 지표에 집중해 종목을 선별·투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기존 배당주 ETF가 금융주 중심인 것에 반해 배당성장 ETF는 반도체·완성차·통신 등의 업종을 적극적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정부의 ‘저PBR 지수’를 반영한 상품들을 준비 중이어서 밸류업 프로그램 열풍을 타고 ETF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강제성이 없는 만큼 저PBR 관련주들이 과거 정책 수혜주로 불렸던 K-뉴딜과 비슷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지난 2020년 9월 문재인 정부는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업종을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업종내 대표 종목을 산출해 K-뉴딜지수(현 KRX BBIG 지수)를 만들었다. 문제는 출시 당시 3094.98를 기록했던 해당 지수는 지난 23일 기준 1779.31로 약 42.6%나 쪼그라들었다는 것이다.


개별 종목과 관련 상품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당시 K-뉴딜의 대표 수혜주로 꼽혔던 한화솔루션은 발표 이전 2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급등하며 한때 7만3283원(2021년 1월15일 장중)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관련 기대감이 빠르게 소멸하면서 지난 23일에는 2만69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황이다.


아울러 ‘1호 K-뉴딜 ETN 상품’이었던 하나증권의 ‘하나 레버리지 KRX BBIG K-뉴딜 ETN’는 거래량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2022년 12월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지난 2022년 9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 작년 6월에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탄소효율그린뉴딜 ETF’ 등도 시장에서 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사항 발표 이후 단기 과열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지배구조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있는 기업·업종만 결국 상승세를 유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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