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간 한미亂] 왜 하필 OCI?…"한미-부광 윈윈 해법 필요"
입력 2024.02.22 10:30
수정 2024.02.22 10:41
한미·부광 각자 집중하는 신약 개발 분야 달라
제약바이오 진출한 OCI홀딩스 길잡이 역할 기대
OCI 현금 1조원 보유…든든한 R&D ‘지원군’
ⓒ박진희 데일리안 그래픽 디자이너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병합 발표 이후 구체적인 협업 방향이 드러나지 않았던 각 지주사 산하 제약사 한미약품과 부광약품의 통합 시너지가 법정에서 베일을 벗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1일 수원지법 제31민사부(부장판사 조병구)가 진행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 첫 심문에서 OCI홀딩스와의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부광약품과의 협업 방안을 강조했다.
한미 측 법률 대리인은 이날 심문에서 “한미약품과 부광약품은 기본적으로 개발 파이프라인과 개발 신약 분야가 약간씩 다르다”며 “한미약품은 비만·항암제 중심이라면 부광약품은 중추신경계 질환이기 때문에 통합시 개발 파이프라인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약품그룹은 종전에도 중추신경계(CNS) 치료 시장 진출을 탐내면서 내부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을 시도했다”며 “하지만 부족한 재정으로 인해 이런 시도가 무산됐던 와중 부광약품(OCI홀딩스)과의 협력은 뿌리치기 힘든 제안이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한미약품 R&D 파이프라인, 부광약품 R&D 파이프라인 ⓒ양 사 홈페이지
실제로 양 사가 가지고 있는 연구개발(R&D) 단계 파이프라인의 기조는 확연히 다르다.
한미약품의 26개에 달하는 파이프라인 중 비만·대사는 5건, 항암제는 14건이다. 반면 부광약품은 총 6개의 파이프라인 중 조현병·양극성장애, 파킨슨병, 치매 등과 관련한 파이프라인이 4건이다.
OCI홀딩스 입장에서도 ‘윈-윈(WIN-WIN)’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보조참가인으로 심문에 참석한 OCI홀딩스 법률 대리인은 “OCI홀딩스는 폴리실리콘 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했지만 경기 변동성이 크고 성장이 둔화된다는 점을 우려해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시도했다”며 “2022년 인수한 부광약품이 첫 시작이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어 R&D 중심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경영상 판단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사를 유통 중심 제약사와 R&D 중심 제약사로 나누면 한미약품그룹은 가장 대표적인 R&D 중심 제약사”라며 “한미약품그룹은 R&D 중심의 기업 경영을 지키면서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대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꼭 필요했고 이러한 두 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자본제휴를 통한 상호 경영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는 통합 이후 통합 지주사인 OCI홀딩스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R&D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OCI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약 1조705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한미약품에 필요한 R&D 투자 비용을 장기적, 안정적으로 조달하기에 충분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역시 지난 7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적극적인 R&D 자금 지원을 약속한 만큼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신주발행을 통해 유입되는 2400억원의 자금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일부를 변제하고 약 1500억원가량을 운영자금으로 확보해 혁신신약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