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도 모자라’ 류현진이 젊은 한화 마운드에 던져줄 선물
입력 2024.02.22 10:41
수정 2024.02.22 12:05
예상을 깨고 류현진(37)이 올해부터 한국 KBO리그로 돌아온다.
류현진은 불과 며칠 전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이 메이저리그(MLB) 미계약 FA 중 선정한 상위 10명 리스트에도 포함됐다.
FA 미계약자 리스트에는 코디 벨린저,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 J.D 마르티네스 등 대어급들이 대거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들이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보라스를 통해 MLB 구단들의 오퍼를 받아왔던 류현진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MLB 계약’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한화 이글스로의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안 받은 규모가 흔쾌히 받아들일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이글스의 제시 규모 보다는 크지만, 빅리거 류현진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일부 보도와 달리 20일에도 21일에도 공식발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팬들의 걱정이 커졌는데 한화와 류현진은 올해부터 동행할 것이 확실시된다. 복귀라는 큰 틀에는 이미 합의를 마쳤고, 계약 공식발표를 앞두고 세부 사항들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 말을 종합했을 때, 늦어도 금주 중에는 공식발표를 하고,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한화는 류현진에 4년, 총액 170억원 이상 규모의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4+2년 총 152억원)를 넘어 총액 역대 최대 규모다. 각종 인센티브를 더하면 역대 최초 200억 돌파도 노릴 수 있다. 류현진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170억도 모자라다. 그 이상의 큰 것들을 많이 선사할 수 있는 ‘살아있는 레전드’이기 때문이다.
빅리그 기준으로 직구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뛰어난 구위와 지능적인 경기운영 능력, 정교한 제구 등을 앞세운 류현진은 MLB 통산 186경기(1055.1이닝) 78승4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찍은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시즌에도 11차례 선발 등판해 9경기를 3실점 이하로 막았다. 이 가운데 한 차례는 시즌 최다인 6이닝도 소화했다. 직구 구속은 90마일에 미치지 못했지만 체인지업은 위력적이고, 커터의 피안타율은 0.238 수준이다.
류현진의 복귀 자체로 최근 4시즌 세 차례나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가을야구’도 꿈꿀 수 있는 전력이 된다. 홈 팬들에게 ‘진짜 행복야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는 셈이다.
마운드의 무게와 높이가 류현진 가세 하나로 급상승한다. 류현진과 ‘신인왕’ 문동주,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까지 신구 및 좌우가 조화를 이룬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고, 이태양-김서현-김기중-장민재-황준서 등 5선발 경쟁도 불꽃이 튈 수 있다.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특급 영건들에게는 ‘스승’과도 같은 류현진과 함께 야구한다는 것이 큰 전환점도 될 수 있다. 빅리그에서도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경기운영능력(위기관리능력)과 투구 기술, 타자와의 수싸움, 무엇보다 멘탈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까지 전수할 수 있다.
복귀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가치인데 여기에 젊은 투수들 양성에도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떠올리면 “170억도 모자라다”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