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연내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푸틴, ‘개발설’ 강력 부인
입력 2024.02.21 20:52
수정 2024.02.21 20:52
美, 우주 핵무기 개발 철회 설득 위해 러와 물밑 접촉도
미국이 러시아의 연내 위성 공격용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우주 핵무기 실험계획 철회를 설득하기 위해 러시아와 물밑 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이르면 올해 안에 우주에 핵무기 또는 모의 탄두를 배치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미 정부가 동맹국들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1년 전부터 러시아의 우주기반 위성 요격 핵무기 개발상황을 추적해 온 미국은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파괴·무력화하거나 항법을 교란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해당 무기 역량과 관련 설계·조립·시험에 관한 정보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 만큼 미 관리들 사이에서 러시아가 위성공격용 무기 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소식통들은 사고로 핵무기가 우주에서 폭발하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7800개 위성 중 최대 3분의 1에 영향을 주면서 지구의 통신시스템을 커다란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미 정보당국 및 정부 고위 관리들은 관련 정보가 공개되기 몇 주 전부터 러시아에 우주 핵무기 실험을 만류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은 이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도와 중국을 접촉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과 인도 외교장관과 각각 회동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서 러시아의 우주 기반 위성 공격용 무기 개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주 핵무기 개발 및 배치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장관과의 회의에서 “러시아는 항상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주에서 하는 일만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