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내수·소비 쪼그라든 日…‘기업 밸류업’ 초강수[경제 나침반③]
입력 2024.02.22 06:30
수정 2024.02.22 08:20
엔저 지속되자, 증시 부양책 펼쳐
‘초완화정책’ 당분간 유지
저평가 기업 활성화 ‘밸류업 프로그램’
정부, 26일 한국판 기업 밸류업 발표
정부가 최근 일본이 실시한 증시 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국내 상황에 맞춰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오는 26일 발표된다. ⓒ뉴시스
잃어버린 30년 속 최근 닛케이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자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듯 보인다. 경제 반등 청신호에는 엔저 여건, 기업 체질 개선, 인구문제 해결 등 일본 당국의 노력이 따랐다.
일본 경제는 버블 붕괴를 맞고 30년간 경제 침체 늪에 빠졌다. 최근에는 엔화 약세(엔저)에 편승해 지난해 수출기업이 되살아나고 관광객 유치가 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회복세로 돌아섰다.
여전히 호황기와 같은 경기 회복을 누리기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위축된 내수 기업을 살리고자 일본은 ‘기업 밸류업’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초완화정책 유지·기업 밸류업 실시…34년 만에 닛케이 지수 ‘최고치’
지난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4분기 마이너스(-) 0.4% 성장을 기록하면서 시장이 전망한 1.4%보다 한참 밑도는 수준을 보였다.
일본의 명목 GDP도 4조 2100억 달러로 독일(4조 4600달러)보다 적었다. 한동안 세계 3위 경제 대국 자리를 지켜온 일본이 1968년 이후 처음으로 독일에 자리를 내주며 4위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연속 침체가 이어지자, 일본 중앙은행은 ‘초완화정책‘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초완화정책은 일본 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해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려는 방법이다.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 곡선 제어를 통해 시중에 화폐를 무제한으로 푼다.
아울러 최근 증시 부양책으로 일본 정부는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기업 밸류업은 실제 기업 가치보다 저평가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주행동주의를 활발하게 하는 것을 일컫는다.
지난 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실시 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개선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 공시와 주주환원책 개시와 실행, 성장 전략 개시 등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일본 당국의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지난 16일 아시아 증시에서 일본의 닛케이는 전 거래일보다 0.86% 상승한 3만 8487.24포인트(p)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989년 10월 기록한 3만 8915p 버블 고점 이후,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일본 증시가 호황을 보이자, 지난 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 경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우리 증시의 문제로 지적돼 온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고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주주 가치 제고와 공정 시장 질서 확립, 수요 기반 확충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국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달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6일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금이 10조원 넘게 한국 주식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이후 같은 기간 최대 유입액이다.
▲저출산·내수 침체 빠진 韓...日 전철 밟지 않으려면[경제 나침반④]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