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다"…女배우 멀쩡히 나타나 '발칵'
입력 2024.02.07 04:01
수정 2024.02.07 04:01
인도 발리우드 배우 겸 모델인 푸남 판디(32)가 자신이 자궁경부암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거짓 소식을 알려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판디의 인스타그램에는 그가 자궁경부암에 맞서 싸우다가 숨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약 13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던 스타 배우였다.
인도 언론들은 곧바로 이를 인용해 판디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BBC 역시 "인도 국민들은 판디의 죽음을 애도하며 자궁경부암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다 숨진 그녀에게 찬사를 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3일 판디는 같은 인스타그램에 자기의 죽음이 사실이 아니였음을 알리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어 "사망에 대한 인스타그램 게시글은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도 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인도 사회에서 갑자기 모두가 자궁경부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사망 소식이 자궁경부암에 대한 주의를 높일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많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판디의 '거짓 사망 소식'이 백신 접종을 홍보하려는 정부의 전략이라고 추측하고 나섰다.
판다의 거짓 사망 소식이 인스타그램에 게시되기 하루 전인 1일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9∼14세 소녀들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에서는 판디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둘러싸고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는 판디의 게시물이 사람들에게 자궁경부암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대다수의 사람은 암과 싸우거나 암으로 생명을 잃은 가족들을 배려하지 않은 무감각한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X(엑스, 옛 트위터)에는 "죽음은 농담이 아니다", "이 캠페인이 되새기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해 괴로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캠페인을 맡은 소셜미디어 기관 슈방은 3일 "이 캠페인으로 상처를 받았을 모든 사람에게 사과드린다"면서도 "우리의 행동은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인도 여성에게 있어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매년 7만 7000여명의 인도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