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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호황에 분주한 증권사들...영업 경쟁 치열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2.06 11:33
수정 2024.02.06 11:44

순발행액 역대 최대 7조...53곳 수요예측 나서

중형사는 ‘공동 주관’, 대형사는 ‘단독 딜’ 눈독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올해 1월 회사채 순발행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활황을 보이면서 회사채 주관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각축전이 펼쳐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일반 공모 회사채 대표 주관에 중형사들까지 합류하고 있어 영업 경쟁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간 회사채 발행액은 14조7152억원, 상환액은 7조6105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은 7조10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인 2019년 1월(5조684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규모다.


회사채는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로 지난해 6월 순발행(1조7472억원)을 기록한 뒤 하반기 내내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순상환은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보다 이미 발행한 회사채를 상환한 규모가 더 크다는 뜻이다. 순발행은 그 반대를 의미한다.


하지만 새해 들어 기관 투자자들이 자금을 집행하는 ‘1월 효과’로 시장 수급이 개선되면서 반년 만에 순발행 기조로 돌아섰다. 우려가 컸던 태영건설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시됐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것도 회사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지난달에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만 53곳에 달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과 CJ ENM에서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지만 이외 모두 목표 물량을 소화하는 등 무난한 시장 수급이 지속된 영향이다. CJ ENM과 한화솔루션도 추가 청약을 통해 완판에는 성공했다.


이에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사·인수단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침체가 길어지자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등에서 주관 실적을 쌓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회사채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발행 주관을 따내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료 이미지)ⓒ픽사베이

최근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이 주관사단 규모를 대형화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 주관사단은 통상 2~4곳 정도로 꾸려졌지만 일부 기업들은 수요예측 미매각에 대비해 물량을 받아줄 주관사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실시한 롯데쇼핑은 공동 대표 주관사로 무려 8곳(KB·NH·한국투자·신한·삼성·키움·하나·DB금융투자)을 선정했고 인수단 4곳(미래에셋·대신·한화·SK증권)까지 고려하면 12곳의 증권사가 롯데쇼핑 공모채 발행을 위해 나섰다.


현대건설의 수요예측에도 주관사 6곳(미래에셋·NH·한국투자·신한·대신·하나증권)과 인수단 4곳(키움·현대차·삼성증권) 등 9곳의 증권사가 참여했다. 이마트 역시 4곳의 주관사(KB·NH투자·한국투자·신한)와 5곳의 인수단(SK·현대차·하나·대신·삼성증권)으로 9곳을 꾸렸다.


현재 DCM 시장에선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투톱’ 체제가 공고하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다수의 증권사가 공동 주관사와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각 사가 챙기는 몫이 줄어든 만큼 단독 주관을 둘러싼 수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롯데건설의 경우 롯데그룹 계열사로는 이례적으로 KB증권을 단독 주관사로 내세워 회사채 발행을 진행했다. 공모채 발행과 관련해 KB증권의 적극적인 건의가 이뤄진 영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채 주관은 KB·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독식해왔는데 최근에는 중소형사들도 공동 주관 실적을 쌓고 있다”며 “아직 단독 주관에선 그동안 실적을 증명한 대형사들이 유리하기 때문에 단독 딜을 따내려는 신경전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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