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도 민주당 떠난다…유승희, 이낙연 신당行 "고무줄 검증 희생자 됐다"
입력 2024.02.01 11:06
수정 2024.02.01 11:15
"당 지도자 일관성 없으면 시스템 무너져"
"그동안 말 참아왔던 것 한없이 부끄러"
이재명 세 미약했던 2017 대선 경선부터
李 지지…'원조 친명' 탈당에 당 동요 심화
원조 친명(친이재명)계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지지자 300여명과 함께 민주당을 탈당했다. 유 전 최고위원은 이낙연 인재위원장이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예정이다.
유승희 전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9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난다. 몸이 찢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 속에 여러 날을 보낸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4년전 이해하기 어려운 경선 결과로 공천 탈락하고 이번에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아예 경선 참여조차 원천 배제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참아왔던 말을 하는 것이 내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 되어 한없이 부끄럽다"며 "비명이라서 불이익을 받은 것도 아니고 원조 친명으로서 공천 탈락하고서 무슨 할 말이 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도 내가 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지, 왜 고무줄 검증의 희생자가 됐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라며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부당한 사례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지도자가 원칙과 신의를 지키지 못하고 일관성과 명분이 없으면 당의 공적인 시스템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줄서기 정치를 못하고 청렴정치와 바닥정치·여성정치에 몰두해 주류정치에 밀려 출마까지 봉쇄당하는 상황이지만 바닥 민심에 힘입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나보다 앞서 용기있게 기득권 거대양당 독점구조를 허물고 제3지대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선 분들이 있어 이분들의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좀 더 일찍 결심하지 못했던 나의 용기 부족을 질책하시되 이제라도 행동하는 양심으로 진짜 민주당 건설에 나서기로 결심한 내게 성북갑 유권자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유 전 의원은 총선 예비후보 적격 심사를 신청했으나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21대 총선 경선 불복을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그는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19대·20대 총선에서 서울 성북갑 국회의원을 지내고 3선 의원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까지 맡았던 중진 정치인이다.
이재명 대표의 당내 세력이 미약하던 지난 2017년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이 대표를 지지한 '원조 친명'으로, 지난 2022년 대선후보 경선 및 대선 본선 때에도 이 대표의 첫 여성 조직인 '명랑여성시대'를 결성해 이 대표의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친명 인사조차 당내 후보 검증 및 공천 절차에 불복해 당을 떠나면서, 민주당 당내 동요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