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74조원' 토해내나…"불투명한 성과급 제도, 전면 무효화"
입력 2024.01.31 14:36
수정 2024.01.31 14:43
테슬라 주식 9주 소유한 원고 "이사회 구성원 모두 머스크 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60억 달러(약 74조원) 규모의 주식을 뱉어낼 위기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델라웨어주 법원은 30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제기한 ‘보상 패키지 무효화’ 소송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캐서린 매코믹 델라웨어주 법원 판사는 “머스크 CEO는 자신의 영향력을 남용해 테슬라를 지배했으며, 2018년 이사회가 승인한 그에 대한 보상 패키지는 부적절한 요소가 많다”며 “소송 당사자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를 무효로 한다”고 밝혔다.
보상 패키지란 일종의 성과급 제도다. 머스크 CEO는 2018년부터 회사 기여도에 따라 성과급을 받아왔다. 성과급은 대부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형태로 지급됐으며 테슬라 이사회는 회사의 매출과 시가총액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머스크 CEO의 회사 기여도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테슬라로부터 560억 달러 어치의 스톡옵션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주식 9주를 소유한 토네타는 이 과정이 부당하다고 봤다. 테슬라 이사회 측이 보상 패키지와 관련된 정보를 주주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머스크 CEO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했고, 이 결정을 주도한 이사회 구성원들 모두 머스크의 측근들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토네타의 주장에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 CEO를 평가한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점, 보상 패키지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회사 규정을 따르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아 토네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보상안은 이사회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라 이뤄졌으며, 내가 오랜기간 회사의 리더로 있는 것이 필요했다고 봤다”며 “이같은 판결을 한 델라웨어주에 절대로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머스크 CEO 측의 항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