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한 갈등' 반사이익 찾다가…우왕좌왕 공세
입력 2024.01.24 00:00
수정 2024.01.24 00:00
'약속 대련' '당무 개입'…당내 공세 프레임 혼재
尹-韓 화해 모드에도 "갈등 봉합쇼에 불과하다"
여론 눈치보다 일관되지 못한 메시지 냈단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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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갈등을 두고 일관된 공세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당내에는 극적인 갈등 봉합에 따른 반전을 노리고 짜고 쳤다는 '약속대련' 주장과, 윤 대통령의 사당화 작업이라는 '정치 중립 위반' 프레임이 혼재해 있다. 당의 공세가 오히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한 위원장만 띄워주는 셈이 될라 여론 눈치 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23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을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을 넘어 총선 개입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과의 갈등, 그의 전임인 김기현 전 대표의 자진 사퇴, 이준석 전 대표의 당대표 직무 정지 과정을 싸잡아 당무 개입의 전례로 들고 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2년 감옥에 보낸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내세워서 뒤로 숨는 듯하다가 더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면서 "대통령의 총선 개입이 강해질수록 국민의 (정권) 심판 강도도 더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에도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의 정치중립 위반 문제를 꺼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선거와 관련해 이렇게 노골적이고 깊숙이 개입한 사례가 있었나"라며 "공천보다 민생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정당 활동과 당무, 선거와 공직자의 공무는 구분돼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지금 공직자의 선거 관여 또는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 상당히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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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는 '김건희 특검' 등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현안에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약속대련'을 펼친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상당하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정면충돌 이틀 만에 '화해 모드'를 보이자 이같은 주장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두 사람이 이렇게 금방 화해를 하니 약속대련이라는 의심이 더 들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인사하는 사진과 함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짜고 치는 약속 대련이 점입가경이다. 결국 그 과정이 거칠어져 윤 대통령의 불법 당무 개입까지 드러났다"고 적었다.
우 의원은 이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꼴사나운 혼란은 김건희 특검 등 국정 난맥상을 덮기 위한 연극일 뿐"이라며 "한동훈이 살아야 퇴임 이후 뒤탈 없음을 제일 잘 아는 대통령 부부가 한 위원장을 내칠리 만무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의 갈등 봉합조차도 '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의 갈등 이틀 만에 법무부 장관을 지명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 위원장과 언제 또 갈라서더라도 법무부와 검찰 조직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짙게 깔려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동행은 깊은 상처를 일회용 접착제로 붙인 꼴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그렇다면 오늘의 동행은 갈등 봉합쇼에 불과하다"라며 "윤 대통령이 앞에서는 화해를 말하면서 뒤로는 한동훈 위원장 지우기에 열심이라면 이 또한 양두구육이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화재 현장을 두 사람의 화해 현장으로 만들었다고도 공세를 가했다. 김한규 의원은 "대통령이 서천시장을 방문해 화재 사고 피해 상인들을 만나기로 예정해 놓고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사진만 찍고 갔다며 절규하는 피해 상인들의 영상을 봤다"며 "화재현장을 윤석열-한동훈 화해현장으로 활용하러 가신 거냐. 정말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이처럼 공세 프레임이 일관되지 못한 배경엔 민주당의 공세로 오히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한 위원장만 띄워주는 모양새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반사이익 가지고 총선을 치르겠다고 생각을 하면 안 되고, 어떻게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을 국민 앞에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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