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분위기의 ‘선산’…알맹이 없는 서사가 남긴 아쉬움 [D:OTT 리뷰]
입력 2024.01.18 13:02
수정 2024.01.18 16:27
19일 넷플릭스 공개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쓰고, 기획을 맡은 ‘선산’이 베일을 벗었지만. 아쉬움을 남긴다.
‘지옥’, ‘괴이’, ‘방법’ 등으로 오컬트물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던 연 감독의 새 작품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잘 조성된 ‘선산’만의 기묘한 분위기를 채우는 서사가 부족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근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총 6회분이 공개됐다.
ⓒ넷플릭스
‘선산’은 ‘한국형 오컬트물’의 정석과도 같은 전개를 보여준다. 시간 강사 윤서하(김현주 분)가 어느 날 시골 마을의 선산을 상속받으면서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되는데, 이때 거리를 두고 살던 가족, 친척들과 얽히며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
교수 임용 문제부터 남편과의 관계, 여기에 선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나선 이복동생 김영호(류경수 분)까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윤서하의 주면에서 의문의 죽음까지 발생하면서 위기감이 차근차근 고조된다. 이 과정에서 형사 최성준(박희순 분)이 윤서하의 가족, 그리고 마을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보는 듯한 재미가 만들어진다.
굿판, 무속 신앙 등 토속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오컬트물의 흥미도 함께 전달이 된다. 배우들의 열연과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악 등 ‘선산’이 구축한 분위기만큼은 초반 흥미를 유발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사건의 진실도 물론 궁금하지만, ‘선산’이라는 소재부터 가족 관계도, 토속적인 요소 등 한국적 정서가 장르와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개성이 뚜렷하다. 이것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조합해 기묘하면서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아쉽게도 이야기를 끝까지 힘 있게 끌고 나가는 서사는 텅 비어있다. 윤서하의 가족 이야기 안에서만 맴도는 서사는 다소 반복적인 느낌이 들고, 이에 초반의 흥미가 계속해서 이어지지는 못한다. 공들여 포장했지만, 알맹이가 없는 전개에 다소 싱거운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해당 장르의 분위기를 즐기고, ‘선산’이 들추는 ‘가족’의 민낯을 확인하며 느끼는 충격 등 미스터리 오컬트물이 줄 수 있는 여러 재미들도 물론 충실하게 전달한다. ‘선산’에 등장하는 평범하지 않은 가족사들이 ‘가족’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시도도 없지 않다. 큰 기대감 없이 시청한다면, 무난하게 장르적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연상호 감독에게 기대하는 ‘웰메이드’ 오컬트물이라는 수식어까지 얻기에는 ‘서사’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