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효과? 尹·與 지지율 동반 상승…부정평가층 설득 관건
입력 2024.01.16 05:30
수정 2024.01.23 20:39
한동훈 전국 행보, 지지율 상승세 견인
"스몰볼 전략으로 착실히 득점 중"
여전히 높은 부정평가·정권견제 과제
'반대 약화' 필요…김건희 해법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활약이 여론조사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느슨했던 보수진영의 결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폭이지만 꾸준히 중도층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여전히 정부견제론이 높다는 점은 한 위원장이 풀어내야 할 과제라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유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3%p 오른 39.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2주차 같은 조사에서 41.5%를 기록한 이후 최고점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 대비 2.1%p 하락한 42.4%를 기록했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2.8%p로 오차범위(±3.1%p) 이내로 좁혀졌다.
최홍태 리얼미터 선임연구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전국 단위 확산적 정치 행보, 제2부속실 필요성 언급에 관한 보도량 증가 그리고 신용사면과 같은 민생 분야 당정 발표와 맞물려 최근 12주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 위원장의 활동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 견인에도 일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8~12일 유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0.6%p 오른 36.3%를 기록했다. 일간으로 보면 지난 9일 34.9%로 시작해 12일 37.5%까지 상승하는데, 이는 한 위원장의 부산 방문 및 현장 비대위 시점과 겹친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그간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정당 지지율보다 소폭 낮은 특징이 있었는데, 회복하는 중이라고 봐야 한다"며 "50대와 60대에서 지지율이 많이 올라가는 등 보수가 결집되는 흐름이 일단 기본이고, 여기에 보수가 아닌 스윙보터 층에도 (한 위원장이) 호감을 조금씩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중도확장은 전통 지지층의 지지를 유지한 채 '약점보완'을 통해 소극적인 지지층 또는 스윙보터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며 "야구에 비유하면 예전 박근혜 비대위가 빅볼 전략으로 확장을 했다면, 한동훈 비대위는 스몰볼을 하고 있고 큰 한 방은 없지만 조금씩 득점을 위한 출루율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공고한 부정평가 층이다. 리얼미터 조사를 포함해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부정평가 층은 60% 안팎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며 유지되는 상황이다. 이는 정권견제론이 높게 나타나는 배경이며, 선거가 겹치면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권견제론이 51%였고, 지원론은 35%에 그쳤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표를 얻는 방법은 △자신에 대한 지지 강화 △상대에 대한 반대 강화 △자신에 대한 반대 약화 △상대에 대한 지지 약화 4가지로 분류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 지지와 민주당 반대를 강화하는 전략을 가동했다면, 앞으로는 국민의힘에 대한 반대를 약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안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이후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재차 쟁점화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제2부속실' 설치 및 특별감찰관 임명 등 대안을 내놓은 상태지만, 여론을 반전시킬 모멘텀을 만들어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서울 지역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반(反)지성에 대한 반성으로 윤석열 정권이 탄생했는데, 국민이 엘리트에게 상식 이상의 엄격한 도덕성과 청렴성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단순히 야당의 정쟁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대립할 게 아니라 관점을 달리해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