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갱단 두목 탈옥에 비상사태 선포…대통령 목숨 위협?
입력 2024.01.09 14:09
수정 2024.01.09 14:26
에콰도르 마약 카르텔, 대선 후보 암살 등으로 악명 높아
에콰도르 마약 카르텔의 두목이 교도소에서 탈옥하면서 에콰도르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8일(현지시간) 마약 갱단 로스초네로스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가 수감 중 탈옥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대적인 체포 작전에 들어갔다고 영국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교도소 관계자는 마시아스가 중서부 항구도시 괴야킬의 한 교도소에서 경비가 삼엄한 신설 교도소로 이감될 위기에 처하자 탈옥한 것 같다고 밝혔다. 마시아스는 마약밀매, 살인,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34년형을 받고 2011년부터 복역 중이다.
다니엘 노보아 아신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늦은밤 “60일 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며 “마약밀매, 암살, 조직범죄 등으로 유명한 로스초네로스 수장 마시아스와 그의 수하들이 탈출했다. 정부는 이들을 일망타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취임 후 교도소의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교도소 2곳을 만들어 지난 4일 살인·마약 등과 관련된 강력범들을 모두 이곳으로 이송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수감자들은 크게 동요해 5곳의 교도소에서 동시다발적 폭동이 일어났다. 일부 교도소의 교도관들은 수감자들에 인질로 붙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된 영상에는 복면을 착용한 갱단원들이 교도관들로 보이는 남성 몇명을 인질로 잡고 노보아 대통령에게 “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라”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인질로 붙잡힌 교도관들은 “교도소 이감을 취소해달라”며 “수감자들을 존중하고 언행을 좀 신중히 해달라. 우리도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가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무책임하고 과격한 언행은 이들의 화만 돋구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마시아스가 이끌고 있는 로스초네로스는 지난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대선 후보를 대통령 선거 기간 도중 암살하며 악명을 떨쳤다. 가디언은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로스초네로스가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선거 유세 도중 수차례 말했지만 수사 당국이 보복을 두려워해 관련자들을 제대로 체포하지 않았다”며 “마시아스가 탈옥하면서 노보아 대통령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