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끝까지 완강하게 버티었으면 전원(轉院) 불가능…이재명 위세에 굴복했나" [뉴스속인물]
입력 2024.01.06 17:06
수정 2024.01.06 17:50
이재명 전원(轉院)·헬기수송 놓고 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 진실공방 속에 전국 지역의료계 비난 봇물
가족 요청으로 전원 동의 부산대병원 "부산대 외상센터 전국 최고수준,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의료계 일각 "의료법만큼 엄격한 것 없어, 절대로 안 된다 했으면 전원 불가능…권력 위압감에 굴복?"
부산시의사회 "민주당 정청래 '잘하는 병원에서 하자'며 의료기관 서열화하고 지방·수도권 갈라치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 직후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轉院)하고 헬기수송 한 것을 놓고 비판 여론이 가열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어려운 수술이어서 부산대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요청했다'며 이송의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당시 전원에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응급수술도 할 수 있었다는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반박이 나오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전국 지역 의료계에서는 "겉으로만 지역의료, 필수의료를 외치던 민주당의 이중성과 특권의식이 다 드러났다"며 "다급하니 지방·수도권 갈라치기하고 서열화하는 위선적인 태도를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그 어떤 법보다도 엄중하고 엄격한 것이 의료법인데, 당시 부산대병원 측이 절대로 안 된다고 끝까지 완강하게 버티었으면 전원(轉院)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며 "이럴 경우 이 대표가 굳이 나가겠다면 스스로 퇴원해 개인 운송수단으로 다른 병원에 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는데, 거대 야당 대표라는 위압감과 위세에 눌려 부산대병원이 어쩔 수 없이 동의해 준 측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7분께 부산 가덕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로 목 왼쪽 부위를 공격당했다. 이어 오전 11시 13분께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다. 그리고 2시간여 만에 다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소재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고, 서울대병원에서 상처부위 세척·봉합 및 혈관 재건술을 약 1시간 40분 동안 받았다.
이와 관련해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원내 공식 브리핑을 통해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재건술의 난이도가 높아 수술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고,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집도가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표에 부산대병원 측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이 대표를 진료한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김재훈 교수는 서울대병원 전원을 반대했으며, 이 대표가 응급수술을 하게 될 경우 수술을 집도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보호자인 이 대표 가족들이 서울대병원 내 수술을 원했기에 그 뜻을 존중했다는 게 부산대병원 측 입장이다.
실제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 환자의 응급 소생, 수술 등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최종 의료기관'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임을 인증받기도 했다.
김 교수는 "서울로 이송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이 대표의) 상태가 갑작스럽게 바뀔 수 있고, 대량 출혈로 응급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부산대병원에서는 평소에도 그런 환자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수술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대병원 의료진들은 수술 테크닉 등 개인 역량은 뛰어나지만 인력과 시설 측면에서 외상센터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 있지 않다"며 "대량 출혈 등 응급 상황에 대처하려면 외상센터의 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환자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서울대병원이 과연 대처를 잘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부산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술이었다. 부산대병원이 전국에 이런 수술을 한 경험이 가장 많다"면서 "우리보다 환자를 많이 받는 곳은 전국에 몇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역시 "경정맥 같은 혈관 손상 치료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서울대병원에 전원 요청을 하지 않았고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이 가능한 여부만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지역 의료계는 들끓고 있다. 특히, 부산시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부산대학교병원에서 1차 응급조치가 이뤄진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이중적이고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을 규탄한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했어야 마땅하다"며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의료 붕괴와 필수의료 부족의 해결책으로 '지역 의사제'와 '지방 공공의대 설립'을 입법 추진한 민주당 스스로가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증명했다"며 "특히 정청래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응급상황이 아니었음에도 119 헬기를 전용했다는 것은 그 시간대에 헬기 이송이 꼭 필요한 환자들의 사용 기회를 강탈한 것"이라며 "과연 대한민국 그 누가, 자신이 원한다고 지역에서 119 헬기를 타고 자신들이 원하는 상급 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단 말인가. 숨겨두었던 선민의식이 베어져 나온 국민 기만행위이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