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양주시 회천신도시, 폐지된 기반시설 부지 현재 어떻게 바뀌었나..현장은
입력 2023.12.14 20:24
수정 2023.12.15 00:36
폐지된 모든 기반시설 원래 규모대로 복원하기 어렵지만..
신도시 외곽 및 경계지역에 최소한의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양주시 회천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축소하거나 폐지한 상당수 기반시설 부지가 토지이용 계획(용도)변경을 통해 이미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 있거나 개발 공사중이어서 입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 복원 설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입주민들을 위한 자족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양주시가 회천신도시 외곽지역 또는 다른 읍면동 경계지역에 꼭 필요한 도서관,실내체육관,어린이공원 및 청소년 시설을 건립할 수 있도록 LH와 적극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양주시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4년 1월 토지이용 및 시설계획 변경을 통해 공원면적을 76만868㎡에서 62만5628㎡로 13만5240㎡이나 축소하고 문화·체육시설을 겸한 커뮤니티 센터 3개소(2만1838㎡)와 도서관 1개소(3589㎡)를 폐지했다.
체육공원은 4개소에서 3개소(대체 1개소)로 1개소(사실상 2개소)가, 수변·생태공원은 36개소에서 9개소로 27개소가 사라졌다.
대부분 폐지된 기반시설 부지들은 용도변경후 이미 아파트 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 중이어서 일부 방치된 부지를 제외하고는 기반시설 복원 설치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보였다.
13일 오후 사라진 근린공원과 커뮤니티센터 등 폐지된 회천신도시 기반시설 부지를 찾아 가보았다.
덕계역 인근 근린공원3 부지는 대신 F아파트가 내년1월 입주를 앞두고 조경 및 외부마감 공사를 하는 등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LH가 공급한 공공분양 아파트로 1300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근린공원5 이 폐지되면서 덕계저수지는 회천신도시 수변공원 사업 대상에서 빠졌지만, 대신 시가 직접 62억원을 들여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매입해 산책로를 만드는 등 수변공원을 조성 중으로 현장에 안내판이 보였다. 인근 주민들은 관광명소 개발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생태(수변)공원과 체육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실개천인 마개미천변에 조성하려던 생태공원2 부지와 도서관 부지에는 D 2차 아파트(526세대)가 들어섰고 최근 입주를 마친 상태다. 하천 건너 같은 D 1차 아파트 424세대를 포함하면 대규모 단지다.
옥정 체육공원 옆에 위치한 고암동 생태공원1 부지도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구조물설치 공사를 하는 등 한창 단독 주택단지로 개발 중이었다.
체육공원은 누계로 1개소가 없어졌지만 실제 2개소가 폐지되고 1개소가 대체 신설된 것이다.
폐지된 회정동 2개소는 신설 예정인 회정역과 회천택지개발 사업지와 가까워 상업지역(근린생활시설) 및 주상복합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현재는 회천신도시 2단계 사업으로 토목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회천 커뮤니티센터는 열린 학교·공공시설 중심 외에 하천·녹지·공원·공공문화 중심에서도 3개소 모두 폐지된 것으로 드러나 상당수 입주민들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폐지된 회정동 커뮤니티센터1 부지는 덕정지구와 회천지구와 가까운 위치이지만 국민임대아파트(781세대) 부지로 편입됐고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이 일대는 특히 회정·덕정역과 가깝고 국민임대·공공분양·주상복합 등이 청담천변을 따라 밀집돼 있는 곳이다.
덕계천변에 있는 덕계동 커뮤니티센터2 부지는 철근 누락으로 순살 아파트 논란을 빚은 A15블록 임대아파트 2개 동으로 변해 버렸다.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입구에 보도블록 설치 공사를 하고 있었다.
덕계동 커뮤니티센터3 부지는 점포주택단지 진입로와 근린생활시설(상가) 용지로 변경됐고 현재는 나대지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
회천신도시연합회 등 시민단체들이 LH가 아파트 택지 분양 수익을 올리기 위해 기반시설을 폐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당초 회천신도시 조성 계획대로 기반시설을 복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금이라도 외곽지역 빈 땅을 활용해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15블록에서 만난 입주민 K모(45) 씨는 “중앙공원과 커뮤니티 문화시설 등 편의시설이 없어서 불편했는데 LH에서 이를 없애고 아파트로 분양했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했다”며“이미 기반시설을 없애버려 복원하기가 어렵다면 LH와 양주시가 협의해 남아 있는 신도시 외곽 지역 빈 땅이라도 활용해 꼭 필요한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도시 도시계획을 담당했던 한 전직 공무원은 전화 통화에서 “회천신도시 2단계 조성사업이 시행 중이고 대규모 공원부지에 이미 아파트가 들어선 마당에 도시계획 지역에 똑같은 기반시설 복원은 어려울 것 같다”며“그러나 LH와 양주시,입주민 대표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어 신도시 외곽지역에라도 주민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도서관,체육관,어린이공원,공공문화 등의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양주시 관계자는 "공원 등 기반시설을 원래대로 복원하기 어렵지만 최소한의 주민 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LH와 계속 협의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