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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국토부 출신 장관…민생현안 산적, 규제완화 카드 꺼낼까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3.12.06 05:38
수정 2023.12.06 05:38

박상우 전 LH 사장, 차기 국토부 장관 후보자 발탁

국토부 요직 두루 거친 정통관료 출신

국토·주택 전문가, MB 시절 시장 정상화 이끌어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임으로 발탁됐다.ⓒ국토부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국토부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관료 출신이다. 장관 임명 시 권도엽 전 장관 이후 약 10년 만에 내부 출신 장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최근 대내외 경기 침체로 부동산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국토부에서 잔뼈 굵은 박 후보자가 어떤 정책을 통해 민생현안을 풀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박 후보자는 1983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이후 주택정책과장을 비롯해 토지기획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토부 주요 요직을 거친 국토·주택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던 2010~2012년 당시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을 지내며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총괄했다.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을 포함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을 추진하며 주택시장 정상화를 이끌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 LH 사장으로 임명돼 문재인 정부에서 3년 임기를 마쳤다.


올 상반기 차츰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은 대출 규제 강화와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연말로 갈수록 다시 침체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매매거래도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아파트 매매건수(계약일 기준)는 2313건으로 올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급매물이 소진되며 8월께 매매건수가 3858건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40%가량 감소했다.


시장에선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과거 시장 침체기 당시 펼쳤던 정책 경험을 살려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원 장관이 주택시장 정상화를 꾀하기 위해 과도한 규제를 풀어나간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박 후보자는 지난 5일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지금 부동산시장이 제가 판단하기에 굉장히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상황이라 기본적으로는 규제 완화의 입장을 갖고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선 “3기 신도시를 조기 착수해 빨리 공급하고, 재건축·재개발 사업 중 지체된 것들을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더불어 도심에 소규모로 다양한 형태의 주택이 빠른 시간 내 공급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시장에 놓인 현안을 해결하는 것 외에도 박 후보자에게 놓인 과제는 산적해 있다.


중소·중견건설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업황이 불안정한 데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재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적기 개통, 조만간 발표될 LH 혁신안이 제대로 작동해 LH의 정상화도 도모해야 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박상우 후보자는 관료 출신인 데다 국토부를 비롯해 LH에서 지낸 시간이 짧지 않아 그동안 차기 장관 하마평에 심심찮게 언급됐던 인물”이라며 “이미 주택시장 침체기를 한 번 겪어본 만큼 적절하게 정부 정책 기조를 살리면서 시장을 살피는 안목을 갖췄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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