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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대 청소년, 해마다 50명 극단적선택…"정부, 청소년 자살 전담부서 신설해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12.03 06:02 수정 2023.12.03 06:02

2022년 서울시 10대 자살사망자수 53명, 10만명당 7명꼴…OECD 평균은 10만명 당 6.4명

자해 및 자살 시도 10대 청소년도 급증…2012년 615명→2022년 1786명으로 2.9배 증가

전문가 "성적에 대한 압박 및 친구 관계 등이 원인…현행 사업들 '실효성' 낮아, 청소년정신과 절실"

"휴대전화 하나 쥐여주고 방치해둔 상황…의료적 접근 활성화하고 정책적으로 사회시스템 바꿔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gettyimagesBank

서울시에서 매년 50여명의 10대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호소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들도 해마다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 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청소년들의 사회적 고립이 한층 더 심각해졌다며 지나친 입시경쟁이나 성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 친구들과의 관계 등이 청소년 자살의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의료적 접근을 활성화하고 정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일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0대 청소년의 자살사망자 수는 53명으로 인구 10만명당 7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년간 발생 수를 보면 ▲2020년 57명 ▲2021년 54명으로 3년 내내 10대 자살사망자 수는 50명을 웃돌았다. 이는 지난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소년 자살사망자수 10만명당 6.4명인 것과 비교해 크게 상회한 수치다.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 10대 청소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 손상유형 및 원인통계’에 따르면 자해·자살 시도를 한 10대는 2012년 615명에서 2022년 1786명으로 2.9배 증가했다. 치료약물·인공독성물질 등 10~20대 중독 환자도 2012년 1158명에서 2022년 2770명으로 2.4배 늘었는데, 74.5%가 자해·자살 목적의 중독이었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소년 또한 계속해서 늘고 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만 6~17세 아동·청소년은 총 3만7386명이었다. 2018년(2만3347명)과 비교해 60.13%(1만4039명) 늘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gettyimagesBank

서울시는 청소년 자살 문제를 줄이기 위해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생명지킴이 교육과 학교 내 자살발생 시 학생과 교사 등 주변인을 대상으로 자살사후중재프로그램 '희망의 토닥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개발한 교육자료를 자치구와 학교에 배포해 청소년들의 자살을 예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행 사업의 실효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김윤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의 자살은 지나친 입시경쟁이나 성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 친구들과의 관계 등이 주된 원인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앞으로 더 빠르게 10대 자살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살 위험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긴급 상담을 실시하는 등 의료적 접근을 활성화하고 정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부나 지자체에서 자살 방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시적으로 보편적인 프로그램만 내놔서 실질적인 효과는 없고 실태 파악이나 지원을 하는 컨트롤타워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라고 강조하고, "정부에서 예산을 투입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청소년 자살 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이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이 취약해졌다. 정부에서 여러 대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며 "아이들이 공부 외에 할 수 있는 활동이나 놀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상황은 청소년에게 휴대전화 하나 쥐여주고 방치해둔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살 위험군 청소년 중에는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입원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의 정신과보호병동이 많이 사라졌다"며 "서울대병원처럼 인력이 풍부하고 시설이 좋은 병원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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