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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뱅킹 과외' JT친애저축은행 특별한 도우미[소소한 금융TMI]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3.11.26 06:00
수정 2023.11.27 09:39

비대면 금융 역차별 해소위한 서비스

고령층, 범죄사고 두려움에 ‘뒷걸음’

노인 이미지.ⓒ픽사베이

혹시 식당이나 카페에서 키오스크 앞에 처음 섰을때의 기분을 기억하시나요?


한눈에 들어오지 않은 다양한 메뉴사진과 계속 띄어지는 옵션 추가 창에 당황하기를 여러번. 겨우 결제했지만 어느새 뒤로 길게 이어진 대기줄에 괜히 눈치가 보여 도망치듯 자리를 잡아야 했던 긴장되던 순간 말입니다. 그러나 정작 영수증을 보면 원하지 않았던 옵션들을 실수로 추가해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이 나간 경우도 종종 있죠.


이런 순간들이 키오스크 앞에서만 경험할수 있는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어르신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앱을 설치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피로도를 느끼기 때문이죠. 모바일 뱅킹이 대표적입니다.


JT친애저축은행이 이런 분들을 위해 전 지점에 비대면 전용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직접 방문해 봤습니다. 은행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시니어임을 착안해 이들 스스로 자신의 핸드폰으로 모바일 뱅킹 예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전용 창구라고 하네요.


선릉지점은 5개 창구 중 2개를 비대면 전용창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릉지점의 방문 고객 중 70% 이상이 60대 이상이고, 일평균 60~70명이라고 합니다.


JT친애저축은행 비대면 전용창구 모습.ⓒ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김수현 지점장은 “방문하시는 고객분들 중 고령층이 많다보니 전 창구에서 고객응대 시 앱을 통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로도 예금 신규 및 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안내해 드리고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제공한 스마트폰 뱅킹 사용방법에 대한 요약 리플렛을 드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비대면으로 무조건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관심을 보일 경우에 한해서 전용창구로 안내를 하고 설치 및 가입을 직접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해당창구가 앞선 고객 응대 중일 경우에는 후선책임자 또는 지점장이 직접 도와준다고 하네요. 보통 1시간~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니 직원들의 수고도 만만치 않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례를 물었습니다. 김 지점장은 “전부터 스마트폰 뱅킹으로 예금 가입을 하고 싶어서 혼자서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창구에 내방하신 고객분에게 직접 앱 설치 및 예금가입을 도와드린적이 있다”며 “옆에서 공인인증서 등록, 타기관 1원 이체 확인 등 여러가지 절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드린 후 직접 본인이 할 수 있을때까지 1시간 30분을 기다렸는데 고객이 굉장히 뿌듯해하시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웃어보였습니다.


어르신들은 직접 신분증 사진을 찍을 때부터 손떨림으로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고, 타 기관의 뱅킹 또한 없어 앱 설치를 여러번 해야되니 번거로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력이 좋지 않아 휴대폰 화면의 글씨를 읽는 것도 어렵죠. 이 부분이 바로 고령층의 비대면 금융 활성화를 하기 위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JT친애저축은행 선릉지점에서 시니어 고객이 대면거래를 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반면 애로사항도 존재합니다. 휴대폰 조작에 미숙해 혹시라도 자신이 보이스피싱 등 각종 금융범죄에 노출될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죠. 실제 모바일 뱅킹의 장점을 설명해도 이들은 두 눈으로 직접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기 위해 지점에 온 것이라며 사양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네요.


김 지점장은 “직원들 입장에선 좀 더 편하게 사용하시고 혜택도 더 받으시라고 모바일 뱅킹을 안내해드리려 해도 ‘일부러 시간 내서 방문했더니 이젠 은행에 오지도 말라는 거냐’고 화내시는 고객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습니다.


JT친애저축은행은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로 비대면 전용창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어르신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고민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을 위한 대책이나 노력을 포기할수 없기 때문에 비대면 전용 창구를 통해서 고령층 고객들의 소외를 방지하고 싶다고 합니다.


김 지점장은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 중앙회의 공통된 전산망을 이용하는 저축은행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A저축은행의 고객이 B저축은행 지점에서 입출금 업무를 할 수 있는 프리뱅킹 서비스도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60대 이상 적금 가입자 중 대면 가입의 비율은 80.9%에 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 46.7%를 차지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유사수신 민원의 60세 이상 비중은 36.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습니다.


세대별 신체적‧문화적 차이가 있는 만큼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비대면 금융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나 미래를 생각해본다면 2030세대들도 훗날 노인이 되고, 새로운 문화 앞에서 어려움을 겪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권의 세심한 서비스가 다방면으로 활성화되고, 대면과 비대면의 균형이 잘 맞춰지길 바래봅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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