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추면 안 되는데"...비상경영 나선 카카오, 신사업 상황은
입력 2023.11.26 06:00
수정 2023.11.26 06:00
고도화된 AI 언어모델 ‘코GPT 2.0’ 연내 공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하는 AI 연내 기술실증
가상 아이돌 ‘메이브’ 컴백...연이은 흥행 기대
카카오헬스케어, 내년 2월 혈당관리 서비스 출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0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4차 공동체 경영회의에 참석했다. ⓒ카카오
주요 경영진 검찰 송치 및 기소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처한 카카오가 비상경영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위기가 향후 성장 정체로 이어지지 않게끔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사업을 맡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 AI 모델 학습을 완료했으며, 해당 모델을 연내 공개하기 위해 현재 발표하는 자리를 검토하고 있다.
올초 오픈AI의 AI챗봇 ‘챗GPT’가 전 세계에 AI 열풍을 일으키자 카카오브레인은 기존 AI 모델을 고도화한 코GPT 2.0(가칭)을 개발해 왔다. 코GPT 2.0은 60억·130억·250억·650억개 등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파라미터는 AI 성능을 좌우하는 지표 중 하나로, 사람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카카오는 코GPT 2.0의 파라미터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코GPT는 적은 규모의 파라미터를 활용했지만 타 모델 대비 성능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비용효율성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코GPT와 같은 경량 LLM은 자체 AI를 만들고 싶지만 여력이 없는 신생 기업이나 개발자들의 수요가 높다.
우선 코GPT 2.0은 향후 도입될 카카오톡 오픈채팅 내 신규 기능인 ‘AI 콘텐츠봇’에 활용될 예정이다. AI 콘텐츠봇은 이용자의 관심사를 세분화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카카오는 연내 10개 주제를 가지고 기술실증(PoC)을 진행할 계획이다.
AI 모델을 원활히 구동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설립도 지속 진행 중이다. 카카오가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설립하기로 했던 제2데이터센터는 다른 지역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시흥캠퍼스 내 설립 무산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9월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준공된 첫 자체 데이터센터는 예정대로 내년 1분기 내 가동할 계획이다.
올초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가상 아이돌 ‘메이브’는 오는 30일 컴백한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메이브의 첫 번째 EP 앨범 타이틀곡 ‘왓츠 마이 네임’의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됐다.
메이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획, 넷마블 개발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구현을 맡아 탄생했다. 지난 1월 앨범 공개와 함께 데뷔했으며, 데뷔곡 ‘판도라’ 뮤직비디오는 공개 2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넘는 등 국내외 케이팝 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카카오가 낙점한 또다른 신사업인 헬스케어는 스타트업과 상생 협약에 따라 신규 서비스 출시가 두어달 늦춰졌으나 출시 자체는 차질 없이 진행된다. 스타트업 ‘닥터다이어리’와 아이디어 탈취 분쟁을 겪은 카카오는 최근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 제시한 조정안을 수용해 혈당관리 서비스 출시 일정을 연내에서 내년 2월로 미루기로 했다.
한편 카카오는 최근 직면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경영쇄신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고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았다. 그동안 ‘은둔형 경영자’를 자처하던 김 창업자가 그룹 쇄신에 전면 나서고 있어 그룹 차원의 쇄신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