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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해도 문제?’ 태극전사 혹사 논란, 관리가 필요하다 [기자수첩-스포츠]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3.11.25 07:01
수정 2023.11.25 07:01

박지성·기성용 등, 혹사 우려 속 이른 나이에 대표팀 은퇴

대표팀 소집 때마다 반복되는 장시간 비행 등으로 피로도 쌓여

약체 팀 상대 출전 시간 조절 등 감독, 선수, 협회 간 원활한 소통 필요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유럽 무대를 누비며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태극전사들에 대한 혹사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럽 진출 1세대인 박지성은 현역시절 무릎에 물이 차는 통증을 겪으면서도 잉글랜드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고, 결국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30세의 이른 나이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대표팀 주장 경험이 있는 1989년생 기성용과 구자철도 2019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동반 은퇴했는데 당시 이들의 나이는 30살이었다.


그렇다보니 팬들과 미디어는 한국 축구의 보물과도 같은 손흥민과 김민재의 현재 활약상이 반가우면서도 우려 또한 상당하다.


대표팀 소집 때마다 반복되는 장시간 비행과 시차 적응으로 인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혹사 논란이 제기되자 과거 손흥민은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 오래 대표 팀에서 뛰겠다”고 미디어 앞에서 약속을 하기도 했다.


클린스만호 핵심 수비수 김민재 역시 “‘힘들다, 죽겠다’는 얘기하는 건 배부른 소리”라며 최근 자신을 향한 혹사 논란을 일축했다.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에서 우러나온 말들은 고맙지만 이들의 몸은 언제 망가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혹독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김민재의 경우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활약하던 지난 3월 대표팀 소집 때 자신의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며 국가대표 은퇴 시사 발언을 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았던 김민재는 클린스만 감독의 격려 방문 등으로 멘탈을 회복하고 다시 대표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지만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현지 언론에서도 우려를 표시할 정도로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강행군 중인 김민재.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들을 활용하기 위해 비싼 이적료와 연봉을 지급한 구단들의 선택을 막을 수 없다면 대표팀 차원에서의 관리가 시급해 보인다.


특히 11월 A매치 기간 동안 싱가포르와 중국을 상대로 손흥민과 김민재 모두 풀타임을 뛰게 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감독 입장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를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 두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지사. 또한 선수기용은 감독 고유의 권한으로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출전 시간에 대한 감독, 선수, 협회 간에 원활한 소통은 필요해 보인다.


이들이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활약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많은 축구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아시안컵 우승, 월드컵 본선 등 가장 중요할 때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더 이끌어 가야 할 소중한 자원들이기에 기회가 될 때 더 아껴줄 필요가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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