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외치는 청년들…드라마 속 결혼 풍경도 달라진다 [D:방송 뷰]
입력 2023.11.16 14:22
수정 2023.11.16 14:22
결혼 아닌, 독립이 해피엔딩 된 드라마
현실 반영하는 계약 결혼 소재들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비혼 또는 비혼 동거에 찬성하는 청년층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드라마에서도 ‘결혼’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KBS2 월화드라마 ‘혼례대첩’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청상부마와 청상과부가 만나 원녀, 광부들을 위한 ‘혼례 대작전’을 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혼은 무조건 하는 것이 마땅한, 특히 나이가 들기 전에 결혼을 하는 것이 당연한 조선시대가 배경이지만 언뜻 지금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혼례대첩’ 영상 캡처
조선시대 노처녀, 노총각을 뜻하는 원녀, 광부들이 문제로 취급되고, 또 일부는 이 억압에 대해 거부하기도 하면서 결혼 또는 사랑에 대한 의미를 되짚는 것. 상상력을 가미한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시청자들도 곱씹으며 볼 만한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물론 시대적 배경이 조선시대인만큼 현대와 분위기가 완전히 같을 수는 없으나, 재혼이 불가능한 그 시절 돌싱들이 만나 로맨스를 키우는 과정에서는 또 어떤 결혼에 대한 메시지가 담기게 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퓨전 사극에서도 전과는 사뭇 다른 메시지가 담기는 상황 속,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는 결혼에 대한 더욱 다양한 선택들이 담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해 미혼모로 홀로 딸을 낳아 키운 진희(전혜진 분)가 첫사랑이자 딸의 아빠 진홍(안재욱 분)을 만나 다시금 사랑을 확인하지만, 결혼이 아닌 홀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은 ENA 드라마 ‘남남’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사랑의 결말이 결혼이 아닌, 진정한 독립으로 이어졌고 이에 드라마 전반적인 분위기와 결론이 잘 어우러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때는 결혼이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완성하는 해피엔딩의 핵심으로 활용이 됐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결론에서 탈피하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남남’ 외에도 ‘닥터 차정숙’의 주인공 차정숙(엄정화 분)이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닌, 진정한 독립을 이루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보여줬었다.
과거 로맨스 드라마의 클리셰로 관심을 받았던 ‘계약 결혼’이 다시금 인기 소재로 떠오른 가운데, 이것이 현실 반영의 요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방송을 앞둔 SBS 드라마 ‘마이데몬’에서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사랑에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 도도희(김유정 분)가 악마와 계약 결혼을 맺는 설정을 통해 “사랑도 사치”를 외치는 청년층을 떠올리게 한다. 손해 보기 싫어서 가짜 결혼식을 올리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티빙 ‘손해 보기 싫어서’가 방송을 앞두고 있다.
결혼 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이 3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 변화’에 따르면, 19∼34세 청년 가운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중은 지난해 기준 36.4%였다. 2012년(56.5%)과 비교하면 20% 포인트 넘게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에서도 결혼을 둘러싸고, 전과는 다른 의미를 도출하곤 하는 것이다.
우려도 없지는 않다. 가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드라마에 대한 걱정은 아직 크지 않지만, 실제 상황을 전달하는 예능에서는 “비혼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이어지기도 한다.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해결 방안을 찾는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를 비롯해 ‘나 홀로’ 잘 사는 스타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MBC ‘나 혼자 산다’가 이러한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청년층의 달라진 인식을 반영하는 흐름과 ‘이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남기는 씁쓸함 사이, 드라마 속 결혼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