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분하다"…학교 밖 청소년들에 집단 폭행당한 고교생, 극단선택
입력 2023.11.11 13:07
수정 2023.11.11 13:07
피의자들, 피해자와 대화 도중 주먹과 다리 이용해 마구 폭행한 혐의
피해자, 지인들에게 투신 예고 문자 보낸 뒤…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
가정형편 탓에 복지시설서 생활…피의자들과는 선후배로 알고 지내
경찰 관계자 "피의자들 상대로 피해자 사망과의 연관성 수사할 예정"
학교 밖 청소년들로부터 구타당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 서산경찰서는 A(16) 군을 구타한 혐의(특수상해)로 B(20) 씨와 C(18) 군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 씨와 C 군은 지난 9일 새벽께 서산시 읍내동 모처에서 A 군과 대화하다 주먹과 다리를 이용해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튿날 오후 A 군은 친구 등 지인들에게 투신을 예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곧바로 석남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군의 스마트폰에서 피해 정황을 포착하고 가해자 신원을 특정해 B 씨와 C 군을 읍내동 한 상가 옥상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A 군은 구타당한 이후 친척에게 전화해 "너무 분하다. 맞고는 못 산다" 등 억울함을 토로하고 지인들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군은 가정형편 탓에 2020년부터 서산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녔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학교 밖 청소년들과도 어울리게 됐다. 학교 밖 청소년들인 B 씨와 C 군과도 선후배로 알고 지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군의 스마트폰을 디지털포렌식 분석하는 한편, B 씨와 C 군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과거 함께 시설 생활을 한 적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피의자를 상대로 A군 사망과의 연관성을 중점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