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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공매도 금지에 ‘속앓이’…불법 연루 리스크 ‘부각’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3.11.07 16:13
수정 2023.11.07 22:46

글로벌 IB 공매도 창구 역할 의혹

당국 전수 조사로 대상 확대될 듯

사실로 드러나면 시장 신뢰 ‘뚝’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공매도 전면 금지가 증권사에 득보다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 기대감보다 당국 조사에 의한 불법 연루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불법 공매도 연루 의혹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 신뢰 저하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까지 지워질 수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관련 조사가 자신들로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행되는 공매도 전면 금지는 과거 3번의 사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011년 유럽부채위기·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앞선 세 차례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외부 충격에 의한 경기 침체 등 악재 대응 차원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불공정 해소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 매매기법은 증시 유동성 공급에 일조하나 무차입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재 100여 개 종목 이상의 무차입 공매도를 확인해 조사 중이다.


당국은 공매도 금지 기간을 불법 공매도 근절 원점으로 삼고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금감원은 전날 20여명으로 구성된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시켜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당장은 감독당국의 칼끝이 글로벌 IB들로 향하겠지만 결국 국내 증권사들도 조사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특별조사단은 이번 전수조사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도 들여다 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하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 공매도주문 수탁 프로세스·불법 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IB들의 불법 공매도 거래의 경우 국내 증권사들의 창구 역할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공매도 주문을 받는데 증권사들이 적절한 역할을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의 불법 공매도 연루 의혹이 드러난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올해 업계가 상반기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를 비롯, 이화전기와 영풍제지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불공정 거래 의혹 사태를 겪었던터라 시장과 투자자들에 미치는 악영향은 커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를 둘러싼 이슈로 인해 국내 증시가 개인투자자 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시장으로 보일 여지가 있다”며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증권사 실익에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지난 2020년 공매도 금지 조치가 동학개미운동에 일조해 업황이 개선된 것과 달리 고금리 등 대내외적 여건을 고려할 때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 기대감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거래대금은 증가할 수 있다”며 “단순히 공매도 금지만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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