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시민들 "경기북도 보다는 당연히 서울 편입 원해"…서울시 '시큰둥' 관망세
입력 2023.11.01 05:11
수정 2023.11.01 05:11
김포시, 서울 편입 여론 압도적…"서울도 항만 끼게 돼 한강 이용성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
김포시 주도 내심 못마땅 서울시 "김포시의회 동의안 통과되면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아" 즉답 피해
다음주 오세훈-김병수 회동에도 "정해진 것 없다" 선긋기…서울시의회 "서울시민 의견 수렴해야"
김동연 경기지사 "현실성 없다" 부정적…군사안보상 우려도 "서울 국경돼 한강 놓고 北과 마주봐야"
여당을 중심으로 한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 움직임과 관련해 김포 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시는 "김포 시민들의 여론이 일치되고 김포시의회에서 동의안이 처리되면 그때 생각할 일"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포시가 주도하는 모양새가 내심 못마땅하고 여러가지 득실을 고려하고 있는 눈치인데, 이런 서울시의 입장에 서울시의회도 "서울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며 동조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김포 한강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A씨는 지난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강신도시 주민들은 직장은 서울에 있지만 주거비용 문제로 김포에 거주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만큼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비교적 땅값이 싼 김포에 기업들도 더 들어올 것이고 일자리도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김포와 서울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김포시의회 한종우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미 김포시민들의 여론은 긍정적인 쪽으로 많이 조성돼있다"며 "경기남북도 분리와 관련해 진행된 공청회에서도 주민들은 경기북도 편입보다 90%이상 압도적으로 서울시 편입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한 의원은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김포에는 교통·교육 등 인프라에 대한 획기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고, 서울은 항만을 끼게 됨으로써 제한적이었던 한강 이용성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며 "김포의 서울 편입은 서로 상생하고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포에서는 1963년 양동면과 양서면이 서울시로 편입돼 각각 양천구와 강서구에 포함된 사례가 있다. 다른 지역을 봐도 지난 7월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된 사례도 있다"며 "주민들 여론이 충분히 조성되면 김포의 서울 편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포시의 적극적인 편입 여론에 비해 서울시는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서울시가 먼저 꺼낸 이슈가 아니라 김포시가 주도하는 움직임이 내심 못마땅한 눈치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에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시에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김포시의 여론이 조성되고 김포시의회에서 동의안이 통과되면 그때 입장을 정해도 늦지 않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다음주 만나기로 했지만 미리 어떤 결론을 내려고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만남도 김포시 측에서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 역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두 지자체장의 회동 결과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도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포시의회에서 서울시편입 동의안이 통과됐다고 가정해도 서울시의회 역시 서울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며 "특히 김포와 인접한 강서구·양천구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현재 김포시의 광역지자체인 경기도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7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 "아직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현실성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군사 안보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포에 위치한 해병2사단에서 복무한 한 해병대 예비역 장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포가 서울시로 편입된다는 것은 서울이 김포지역까지 확장된다는 얘기"라며 "서울이 한강 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바로 마주보게 된다는 것이고 수도가 국경에 바로 접하는 것은 군사전략적으로 매우 민감한 상황을 조성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