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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그리움 남긴 채 세상 뜬 납북 피해자…통일부, '납북자대책위' 소집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3.10.30 17:58
수정 2023.10.30 18:33

'납북 30년'만에 극적 탈출한 김병도 씨

끝내 별세…평생 가족 못내 그리워 해

생전에도 납북귀환자 문제 지속 제기

김영호 장관, 조화 보내고 조의 표해

납북 희생자 가족이 지난 6월 경기 파주시 임진각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열린 '제10회 6·25 납북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에서 납북된 가족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1973년 서해에서 납북됐다 2003년 극적으로 생환한 김병도(70)씨가 끝내 세상을 등졌다. 김 씨는 귀환 후 북한에 남겨두고 온 가족을 잊지 못하고 못내 그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비등해지는 가운데, 통일부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납북자 대책위원회'를 11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30일 경남 경찰과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등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8일 자택이 있는 경남 통영의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김 씨는 지난 1973년 11월 피조개잡이를 위해 어선 대영호를 타고 서해로 조업을 나갔다가 납북됐다. 당시 김 씨에게는 아내와 생후 100일이 채 안 된 딸이 있던 상태였다.


김 씨는 북한 집단농장 등에서 강제 노역을 하며 고초를 겪다가 지난 2003년 납북자 가족 단체 등의 도움으로 북한을 극적으로 탈출해 귀국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 북한으로 강제 납치됐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돌아온 것으로, 무려 30년 만의 생환이었다. 이후 고향인 통영에 거주해왔다.


1979년 북한에서도 가족을 이뤄야 했던 김 씨는 극적인 생환 이후에도 북한에 남겨두고 온 아내와 자녀들을 그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납북 귀환자들도 이산가족에 포함돼 상봉·왕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일부에 건의해왔다.


이에 전후 납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후 납북자 중 탈북해 귀환한 인원은 9명에 불과하며, 그 중 3명은 세상을 떠났다. 현재까지 정부가 파악한 미귀환 전후 납북자는 총 516명이다.


최성용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납북자도 넣어달라"며 "귀환자와 관련해 정책과 법으로 돼있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납북자 문제를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목소리에 통일부는 다음달 13일 차관 주재로 납북자 대책위원회를 11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통일부 차관을 비롯 국무조정실·외교부·법무부 등 8개 부처 국장급 위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본래 통일부는 연 2회 대책위를 소집해야 했지만, 2012년 이후 이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8일 사망한 귀환 납북자 김병도 씨의 경남 통영 빈소에 김영호 통일부 장관 명의의 조화를 비롯, 최선영 장관정책보좌관 등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서 대책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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