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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밀수범들 "한국 세관 매수됐다고 들어"....경찰, 연루된 세관원들 수사 속도전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3.10.24 13:42
수정 2023.10.24 13:52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 "한국 세관원들 매수해놨다고 들어"

입국할 마약조직원들 사진도 세관원들에게 미리 전송

입국 검색대에서 머뭇거리자 매수된 세관 직원이 "빨리 지나가라"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들이 인천공항 세관원들과 공모해 밀수한 마약ⓒ연합뉴스

다국적 마약 조직과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 간 공모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이르면 25일 세관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이들 마약조직원들로부터 "한국 세관원들이 매수됐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들 세관원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인천공항 세관 직원 4명의 계좌 내역과 휴대전화, 세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하기 위한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최근 이들의 매수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20일 검찰에서 기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의 자백이 있는 만큼 현장검증에서 휴대전화 제출 등을 요구했으나 거부해 영장 신청은 불가피하다"고 재신청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이들의 통화·메시지 내역과 계좌 분석 등을 통해 공모 관계와 대가성 금품이 지급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검거된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들로부터 지난 1월 입국 전 현지 마약 총책에게 '한국 세관이 너희들을 알아보고 빼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말레이시아 출국 전 해당 총책이 사준 옷을 입고 전신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이 한국 총책을 거쳐 세관 직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안내받았다고 진술했다. 조직원 중 한 명은 입국 당시 검색대에서 머뭇거리자 약속된 세관 직원이 '빨리 지나가라'고 신호를 줬다는 구체적 진술도 내놨다.


이들은 인천공항 세관 현장 조사에서 세관 직원 3명을 특정하고 당시 자리를 비운 1명에 대해서도 사진을 보고 일치하게 지목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올해 1월27일 인천공항 입국 당시 세관 직원들의 협조를 얻어 제대로 된 검역 절차를 밟지 않고 1인당 4kg씩 총 24kg를 밀반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인으로 구성된 3개 마약 조직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화물과 인편을 이용해 한국에 들여온 필로폰 74kg의 일부다.


경찰은 이 조직이 2월 김해공항에서도 3차례에 걸쳐 18kg의 필로폰을 들여온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 수사도 하고 있다. 이들은 필로폰을 몸에 감아 숨기고 부부로 위장해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전날 "검거한 사람들의 진술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좀 더 수사해야 할 부분이 많고 이를 통해 사실관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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