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제' 악용한 서울교통공사 노조간부, 10개월간 '근무일수 0일'
입력 2023.10.12 16:24
수정 2023.10.12 16:47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의 노동조합에 대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운영현황을 전수조사하고 있는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타임오프제 악용의 구체적 사례를 12일 공개했다. 가장 심각한 사례는 10개월간 단 하루도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의 한 간부였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 타임오프 운영현황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각 기관에 통보했다. 아울러 타임오프제 운영의 잘못된 사례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간부들이 노조활동을 핑계로 정규 근무를 하지 않은 사례가 가장 심각했다.
2호선 잠실역이 근무지인 노조 간부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노조활동 시간을 제외한 정규근무일수 113일이 편성되어 있었음에도 출근기록이 0일이었다. 같은 기간 7호선 중계역이 근무지인 노조 간부 B씨는 정규 근무일수 94일 중 1일, 3호선 학여울역이 근무지인 C씨는 124일 중 2일, 2·6호선 합정역이 근무지인 D씨는 122일 중 9일만 출근했다.
결근 정도가 심한 이들 간부 4인은 지난 11일 직위해제됐으며 다른 간부들도 비위 경중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간부들의 지난해 8월 ~ 올해 5월까지의 지하철 역사 출입기록ⓒ서울교통공사 제출자료 재구성
감사위원회는 지하철역에 직원들이 드나들기 위해서는 게이트에 직원 전용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하는데 이들의 교통카드 태그기록이 없는 것을 결근의 근거로 봤다. 아울러 해당 역에 근무하는 동료 직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이들이 노조활동을 한다고 둘러대고 출근하지 않은 정황을 확인했다.
서울교통공사 외에도 타임오프제를 위반한 사례가 발견됐다. 다산120 재단은 2022년 기준 법령상 타임오프제 정원이 풀타임 2명·파트타임제 병행 시 6명임에도, 파트타임으로만 27명을 사용해 정원을 21명 초과했다.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사회서비스원도 각각 1명, 4명의 정원 초과가 있었다.
이렇게 노조 간부들이 타임오프제를 악용하면서 정규근무에서 빠지게 되면 결국 그들이 원래 해야 할 업무는 다른 직원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노조 간부가 같은 노동자인 직장동료들을 착취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시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기관에 근로시간면제자 근무현황 전수조사를 지시하면서 위반사항 확인시 징계는 물론 부당지급한 급여를 환수토록 요구한 한편, 근로시간면제자 복무관리를 소홀히 한 8개 기관에 '기관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