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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에 '하태경·한동훈'까지…뜨거워지는 '마포구'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10.11 05:00 수정 2023.10.12 17:07

'서울 출마 선언' 하태경 '마포을 출마설' 등장

현역 정청래는 "한동훈 장관 나와라" 큰 소리

마포갑은 '이용호·조정훈·최승재' 격전 예고

"공정한 공천·지역 정책 맞추면 승리할 수도"

22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데일리안DB

서울 마포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3명의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도전장을 낸 마포갑은 물론 최근 서울 도전을 선언한 하태경 의원의 마포을 출마 가능성도 주목 받고 있다. 아울러 현역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직접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목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마포구가 수도권 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7일 내년 총선에서 서울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갑·3선)의 마포을 지역구 '자객 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선을 역임하면서 축적된 정무감각과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하 의원이 야당 강세 지역에 나설 경우 여당을 향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하태경 의원이) 험지 중에서 우리가 굉장히 '자객 공천' 하고 싶은 곳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워낙 서울에서는 유명한 사람이 몇 명 있지 않나. 정청래 의원도 있고 그런 여러 몇몇 지역에서 필요하다면 자객공천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8월초에 (하 의원과) 중국을 함께 갔는데 한 번 (마포을 출마) 생각을 해보라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며 "하 의원이 중도층·젊은층에 소구력이 있는 사람이고, 친명계에다 민주당에서 가장 입심 좋은 상징적인 인물인 정청래 의원에 맞상대할 만한 사람이란 면에서 하 의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마포을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뜨는 발언도 나왔다. 마포을 지역구 현역 의원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하(태경) 의원은 약체"라며 "여당 대선 주자 1위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정도가 와야 내 의욕이 불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본인의 체급을 높이기 위해 전국민적인 인지도를 보유한 한 장관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포을은 보수당에겐 험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강용석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지난 18대 국회에서 당선된 것을 마지막으로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어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포을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우선 정청래 최고위원의 출마 가능성이 안개속이다. 정 최고위원은 해당 지역에서만 3선을 했는데, 앞서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가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3선 이상 중진의원에게 페널티를 부여하자는 내용의 혁신안을 지도부에 전달한 만큼 경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정 최고위원과 주위를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이 있는 만큼 공천이 100% 확실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다른 변수는 정의당이다. 앞서 지난 21대 총선 당시 오현주 정의당 후보는 비교적 무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포을 지역에서 8.87%(1만1445표)를 획득했다. 직전인 20대 총선 당시 배준호 정의당 후보가 3.96%(4639표)를 획득하는데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4년 만에 정의당을 향한 마포을 지역 주민들의 표심이 크게 개선됐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름 가나다 순) 22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설이 제기되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DB

현재 마포을을 노리는 정의당 출마 예정자는 장혜영 의원이다. 마포을 출마를 위해 망원동에 사무실까지 차린 장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선거비용 보전 한도 지지율(15%)을 넘어서 진보 진영의 표를 잠식한다면 정 최고위원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국민의힘에서 힘있는 후보를 내게 된다면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마포을 지역의 최대 현안인 상암동 소각장 이슈를 만회할 만한 정책이나 이슈를 선점하고 공정한 공천을 통해 힘있는 후보를 낼 수 있다면 국민의힘의 승리가 아주 불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특히 민주당 쪽에서 공천 잡음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정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마포에서 이겨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며 "이번 구청장 선거도 이겼고,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와서 붙게 된다면 승리 자체가 아주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옆 지역구인 마포갑은 더 복잡하다. 최승재(비례·초선)·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재선) 국민의힘 의원이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민 이곳에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가세하면서 여권 후보만 3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마포갑에 여권 후보가 몰리는 이유는 부자(父子) 9선의 철옹성을 쌓아올린 현역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포갑은 노 의원의 부친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이 5선을 지낸 지역이다. 이를 이어받은 노 의원도 17대와 19·20·21대 등 총 4번의 총선 승리를 마포갑에서 거뒀다.


그러나 현재 노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역시 3선 이상 페널티 대상자인 만큼 총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같은 상황에 민주당 내에서도 현재 염리동에 거주 중인 현역 신현영 의원(비례·초선)이나 김빈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의 인사들이 마포갑 출마를 저울질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마포구가 서울 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이곳의 승부가 내년 총선 전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교수는 "속설에 마포을에서 이기면 서울 전체를 이길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포 자체가 중요한 지역"이라며 "최근 국민의힘에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경기도보다는) 서울 지역에서는 해볼 만한 지지율을 얻고 있는 만큼 마포에서 바람을 만들 수 있다면 그 기세가 총선 전체로 전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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