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비상…尹, '경제·안보 충격파' 철저 대비령
입력 2023.10.11 00:30
수정 2023.10.11 00:30
"고물가·이자 부담 증가, 경기회복세에 부정적"
관계 부처에 경제 불안정 리스크 철저 관리 지시
조태용 안보실장, 상황 점검 및 영향 다각도 분석
비공개 국무회의 때 '기업인 무더기 국감 증인 채택' 악습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와중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제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관계 부처에 "국내외 경제 금융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경제 불안정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란과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지하고, 미국을 비롯한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고 나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거 중동 지역 무력 분쟁과 전쟁은 국제 유가 상승을 불러오고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국민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 경제는 세계에서 대외 의존도가 가장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사태까지 겹치면서 대외경제 불안 요인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미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경우 국내 금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의 이자 부담도 증대시킬 수 있다"며 "고물가와 이자 부담 증가는 국민들의 실질 소득 감소 효과를 가져오고, 경기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외 불안정 요인에 긴밀히 대응하고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생활물가 안정 방안 △서민 금융 안전 장치 △동절기 대비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을 철저히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외교부가 중심이 돼 관계 부처는 교민과 여행객의 안전 대책을 철저히 준비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중동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尹, 기업인들 무더기 국감 증인 채택 악습 지적하며 "국민·기업에 민폐 끼쳐선 안돼"
윤 대통령은 비공개 국무회의에선 이날부터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와 관련해 "국민과 기업에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는 이번 국감에서 기업 대표들이 무더기로 증인으로 채택된 점을 언급하며 '국감이 국민과 기업에 민폐를 끼쳐서 되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국감 때마다 꼭 필요하지도 않은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불러 호통치고 윽박지르거나 아무 질문도 하지 않는 등의 악습이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기업 입장에선 시간 및 인력 낭비, 대외신인도 하락 등 경영활동에 적지 않은 차질을 감수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또 국무위원들에게 "정치인들에게 말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정부 정책을 쉽고 정확하게 자신 있게 설명하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