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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탈부산' 외쳤다…'비윤' '비명' 긴장하나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3.10.09 06:00
수정 2023.10.09 13:31

'비윤' 하태경 어쩔 수 없는 선택?

與 중진 '험지 출마' 신호탄 될까

野김두관 "친명·비명 가르면 안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부산 해운대갑 3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서울 출마'를 깜짝 선언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중진의원 험지 출마론'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바싹 긴장한 모양새다. 하 의원 험지 출마를 '비윤(비윤석열)'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석하고 있어, '비명(비이재명)'계 중진의원들이 동병상련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오후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유세 차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하 의원이 살신성인 정신으로 서울 쪽에서 당에서 지정하는 곳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 지도부와 사전에 협의했지만 하 의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승리한다면 우리 당은 두 석을 따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나의 작은 실천이 집권여당의 책임정치 회복과 우리 당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요청도 있었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고 당에서 요청이 있었는데 한 달쯤 전에, 그 때는 안 한다고 했다. 흘러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 아침 대표와 원내대표에게도 말했더니 '역시 하태경이다. 고맙다' 이런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해운대갑'에 尹心후보 출마설 줄줄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남부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며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앞서 하 의원은 일찌감치 오신환 전 의원 지역구였던 서울 관악을 출마설이 나왔으나, 이를 부인해 왔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해운대 지역이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라며 "후임 출마자들이 난립하고, 지역 파벌이 생길 수 있어 질서 있게 물려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지역구에 대해선 "서울로만 결정했고, 아직 구체적으로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 의원은 관악을과 함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 출마설이 나온다.


하 의원이 자리를 비운 국민의힘 해운대갑 출마 후보군으로 윤석열 대통령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윤심 차관'으로 불리는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등 이름이 오르내린다.


하 의원의 결단을 시작으로 당내에선 중진 험지 출마론이 나오고 있다. 보수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에 지역구를 둔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험지인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1명 중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 영남권 의원들은 56명에 이른다. 이중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16명이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다른 중진들의 수도권 출마'에 대해서는 "우리는 오로지 여기(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일축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텃밭 의원들이 결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는 질문에 "공천은 소위 도덕성·전문성·국가정체성, 마지막으로 신선함 등 요건을 갖춘 후보들을 적재적소에 공천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승산이 높다고 생각하고 당 지도부는 그와 같은 후보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재명이네 마을'…"우리도 수박을 몰아내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와 김두관 의원 ⓒ뉴시스

민주당 안팎에서도 하 의원 '서울 출마'에 대해 곧바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하 의원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태경 의원이 내년 총선에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며 "이제 양당의 혁신경쟁이 시작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검사 출신의 대거 공천을 피해 미리 서울 출마를 선언한 것이든 당을 위한 충정이든 국민들은 혁신으로 볼 것"이라며 "총선은 결국 혁신 경쟁이고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이 이런 혁신 경쟁에서 국민의힘에 뒤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제2의 김부겸, 제2의 김영춘이 봇물처럼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한 친명과 비명 갈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가르고 싶으면 친명·비명으로 가를 것이 아니라, 혁신과 기득권으로 갈라야 한다"며 "지금까지 혁신한 정당이 언제나 수도권 승리를 가져왔고 민주당의 승리는 수도권 없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하 의원 서울 출마선언 이후 "우리도 수박을 몰아내자"는 주장의 글들이 올라왔다. 김 의원이 친명·비명으로 가르는 것을 우려했는데도 비윤인 하 의원이 험지에 출마하는 것처럼,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을 험지로 내몰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하태경 의원 서울 출마선언을 바라보는 비윤계 의원이나 비명계 의원이나 동병상련을 느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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