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미래 먹거리 산업'서 '체감형 민생'으로 국정 무게중심 이동
입력 2023.10.09 00:00
수정 2023.10.09 00:00
'3고' 장기화 속 국민 체감 물가 안정 방안 등 강구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제도 '민생체감' 위주로 손질
정상외교 이어가며 '경제외교' 후속 조치에도 박차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경제 협력 등 논의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와 '민생 챙기기'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물가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를 '따뜻한 경제'라고 규정한 대통령실은 관련 일정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농산물 물가, 겨울철 난방비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 중심의 물가 안정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도 지난 3일 브리핑에서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넉 달째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 호재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물가는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구조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20차례 진행해온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제도 반도체·2차 전지·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위주에서 물가 등 국민 체감 민생 관련 이슈로 무게 중심을 이동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외교' 성과 후속 조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왕세자의 방한 이후 양국 협력이 어느 때보다 폭넓은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고, 투자를 포함한 경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17일 방한해 20시간가량 머물며 윤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주요 정·재계 인사를 두루 만났다. 당시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를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양국 간에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 협력, 네옴과 같은 메가 프로젝트 참여, 방위산업 협력, 수소와 같은 미래 에너지 개발, 문화교류·관광 활성화 분야의 협력을 한층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했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국 측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기업·기관과 계약 및 업무협약(MOU)을 맺은 프로젝트 규모는 300억 달러(40조 원)로 추산되는데, 이번 통화에서 투자 프로젝트 확정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이달 안에 두 나라(사우디아라비아·UAE)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확정을 위한 후속 일정들이 있을 것"이라며 "곧 투자가 이뤄지면서 질 좋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