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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엔 있고 BMW엔 없다… 'E클래스 vs 5시리즈'로 보는 전략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3.10.10 06:00
수정 2023.10.10 06:00

BMW 5시리즈 먼저… 벤츠 E클래스는 내년 상반기 출시

벤츠 E클래스, 전기차 DNA 심은 미래지향적 내외부 눈길

BMW 5시리즈, 기본 충실한 보수적 변화

"연료만 고르세요" BMW vs "더 많은 선택지" 벤츠

벤츠 11세대 E클래스(왼쪽)와 BMW 8세대 5시리즈(오른쪽) ⓒ각사


럭셔리 수입차 브랜드 양대산맥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주력 차종인 준대형 세단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내년 상반기 맞붙는다. 올해 BMW가 먼저 5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은 가운데 내년 상반기 출시할 벤츠 신형 E클래스와의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전동화 전환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양사의 상반된 전기차 전략도 주목된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 디자인 차이를 두지 않는 BMW는 신차 교체 주기를 동일하게 가져가는 반면, 벤츠의 경우엔 전기차 라인업인 EQ 시리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지난 5일 주력 모델 5시리즈의 풀체인지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이날 출시된 모델은 5시리즈 내연기관 모델인 520i, 530i xDrive, 523d, 523d xDrive와 전기차 모델인 i5 eDrive40, i5 M60 xDrive 등 총 6종이다.


BMW 5시리즈의 라이벌인 벤츠 E클래스 역시 풀체인지 모델을 통해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벤츠 E클래스는 11세대 풀체인지를 거쳐 내년 상반기 공개된다. 국내 출시 가격이나 사양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기차 모델인 EQ라인업을 따로 운영하는 만큼 내연기관 모델만 출시된다.


두 모델 모두 전세계 중 한국 시장에서 제일 많이 판매되는 대표 차종이지만, BMW와 벤츠의 신차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완전히 다르다. BMW는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 지향성을 담아낸 보수적 변화를 중점으로 뒀다면, 벤츠는 미래를 담아낸 미래 지향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BMW 5시리즈 ⓒBMW코리아

우선 국내에 먼저 발을 들인 BMW 5시리즈의 경우 기본적인 아이덴티티와 특징은 기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시그니처인 키드니그릴이 기존보다 약간 커졌고, 그릴 테두리를 감싼 '아이코닉 글로우' 조명 등이 탑재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5시리즈임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파격적인 변화는 지양한 모습이다.


이와 달리 벤츠는 헤드램프에 삼각별을 박아넣는 시도를 감행하면서 기존 E클래스의 모습을 벗어났다. 그릴 무늬부터 헤드램프, 리어램프에도 벤츠 전 차종 최초로 삼각별 그래픽이 들어갔다. BMW는 볼륨 모델에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벤츠는 E클래스 디자인의 기준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각오가 드러난다.



11세대 E200AMG라인 외관.ⓒ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내부는 두 모델 모두 파격적인 변화를 감행했다. 다만 BMW는 디스플레이 크기 확대와 조명 변경 등을 통한 세련된 디자인을, 벤츠는 미래를 담아낸 실험적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데에서 비슷한 듯 다르다. 소비자들이 익숙해지는 데까지의 시간이 다르다는 의미다.


BMW 5시리즈 내부 ⓒBMW코리아

5시리즈는 7시리즈에 처음으로 도입했던 인터랙션 바를 도입하고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이어붙여 길게 늘어뜨리면서 최신의 느낌을 극대화시켰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디자인이 통일된 만큼, 시대가 원하는 디자인에 속도를 맞춰 변화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반면, 벤츠는 전기차 라인업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클래스에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대거 탑재시키면서 전작의 느낌을 완전히 지웠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길게 이어진 MBUX 슈퍼스크린이 가장 눈에 띄는 요소로, 전기차 라인업인 EQ 시리즈의 디자인을 내연기관에도 그대로 담았다. 디스플레이는 계기판, 중앙디스플레이, 조수석 디스플레이 등 총 3개가 배치됐다.


벤츠 E클래스 내부 ⓒ메르세데스-벤츠

차와 운전자 간의 연결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두 모델 모두 같은 방향성을 추구한다. 전동화 전환으로 엔진의 성능으로만 승부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운전자 맞춤형 콘텐츠와 신기술로 럭셔리 브랜드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내 유튜브, 웹 서칭 등 디지털 서비스를 기본 탑재하고, 게임이나 틱톡과 같은 오락 콘텐츠도 두 모델 모두 최초로 탑재됐다. 벤츠는 대시보드 위에 카메라를 탑재해 화상통화와 셀카 촬영도 가능하도록 했다.


BMW 신형 5시리즈 출시에 따라 벤츠와의 전기차 전략 차이도 주목된다. 신차주기를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같게 가져가는 BMW와 달리 벤츠는 전기차 라인업을 내연기관차와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BMW 5시리즈 ⓒBMW코리아

BMW는 내연기관 모델 변경이 있을 경우 전기차 모델도 함께 출시하는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모델의 디자인도, 편의사양도 모두 동일하다. 이번 5시리즈 뿐 아니라 앞서 지난해 11월 출시된 7시리즈 역시 동일한 디자인의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모델 iX7을 동시에 출시했다.


BMW 관계자는 "5시리즈를 구매하고 싶은데 전기차라고 해서 디자인이 다르면 5시리즈 디자인의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은 고객에게는 선택지가 없다"며 "고객이 엔진으로 갈 것인지, 배터리로 갈 것인지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차의 디자인은 내연기관차와 동일하게 가져가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벤츠 11세대 E클래스(왼쪽)와 전기 세단 EQE(오른쪽) ⓒ메르세데스-벤츠

벤츠의 경우엔 EQ라인업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디자인부터 기술, 사양 등 내연기관 모델과 차별화하고 있다. E클래스 신형 디자인만 보더라도 전기차 디자인을 많이 담아냈지만 여전히 E클래스의 전기차 격인 EQE와는 차이가 있다.


기존 E클래스의 주 고객층은 놓치지 않으면서 전기차 모델을 통해 젊은 층까지 흡수하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BMW와 비교해 더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전기차 시장이 과도기로 평가받고 있어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전략 중 어느 것이 옳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차 출시를 앞두고도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들인 만큼 내년 판매량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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